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삼성전까지는 지켜보겠다."
KGC에 운명의 날이 밝았다. 30일 삼성과의 원정경기를 끝으로 키퍼 사익스 혹은 에릭 와이즈 중에서 한 명을 선택해야 한다. 김승기 감독은 사익스에게 26일 오리온전을 시작으로 28일 전자랜드전, 그리고 이날 삼성전까지 기회를 주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KGC가 KBL에 와이즈에 대한 가승인을 신청한 건 26일이었다. KBL 대체외국선수 규정상(영입우선권은 1주일) 와이즈 영입을 2월 2일까지 결정하면 된다. 그러나 KGC가 되도록 빨리 결정하는 게 사익스와 와이즈에 대한 매너다.
KGC는 언더사이즈 빅맨에 대한 갈증이 있다. 작년 12월에 모비스와 일시대체 계약이 끝난 마커스 블레이클리에게 가승인 신청을 넣었던 이유다. 당시 블레이클리가 KGC와의 협상에 응하지 않으면서 무산됐다. 어쨌든 블레이클리 가승인 신청은 김 감독이 사익스로 플레이오프 우승을 노리는 건 무리라고 판단한 증거다.
타 구단 한 감독은 "KGC가 와이즈 영입을 검토하는 건 순전히 삼성 때문"이라고 했다. 김 감독도 굳이 부인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삼성에 한 번도 이기지 못해 신경 쓰인다"라고 했다. KGC는 1~3라운드서 삼성에 모두 졌다.
결정적 패인은 삼성 단신 외국선수 마이클 크레익이었다. KGC 멤버구성상 2~3쿼터에 크레익을 효과적으로 막는 게 쉽지 않다. 미스매치다. 그러나 사익스 대신 와이즈를 영입하면 이 부분이 해결된다. 더구나 와이즈는 KCC서 골밑 공격과 수비에 상당한 경쟁력을 보여줬다. 김 감독도 "와이즈는 크레익이나 맥키네스(동부)를 막을 수 있다"라고 했다.
KGC의 궁극적인 목표는 플레이오프 우승이다. 지금 전력으로도 다른 팀들은 충분히 잡을 수 있다. 그러나 삼성을 넘지 못하면 플레이오프 우승이 쉽지 않다는 게 내부적인 판단이다. 그렇다고 사익스가 작년 조 잭슨(전 오리온)처럼 화려한 플레이로 경기를 장악할 수 있을 정도의 테크니션은 아니다.
KGC의 전력 핵심은 데이비드 사이먼과 오세근이 지키는 골밑이다. 그러나 체력적 부담이 있다. 사익스로 시너지효과를 내는 데 한계가 있다면 와이즈를 영입하는 게 맞다. 골밑의 힘이 민감하게 작동하는 플레이오프서는 더더욱 그렇다. 오리온 추일승 감독도 "KGC가 사익스를 영입하면 골밑은 더욱 막강해질 것이다"라고 경계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와이즈 영입에 신중하다. 일단 가승인 신청을 냈지만, 삼성전까지 사익스 기용을 확언한 이유다. 김 감독은 "사익스에게 삼성전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경우 '와이즈를 보내고 너와 끝까지 갈 것이다'라고 했다"라고 털어놨다.
김기윤의 행보를 체크해야 한다. 그는 허리 부상으로 이탈했다. 상태는 매우 좋지 않다. 김 감독은 "수술을 받거나 주사치료를 해야 한다. 일반인이라면 주사치료를 해도 되는데 운동선수라서 쉽지 않다. 수술을 받아야 할 것 같다"라고 내다봤다.
김기윤이 수술을 결정하면 정규시즌은 물론, 플레이오프까지 뛸 수 없다. 그럴 경우 KGC 가드진은 급격히 약화된다. 김종근, 박재한이 있다. 그러나 김종근은 허리가 좋지 않다. 박재한은 신장이 작다. 가드진 신장이 큰 오리온같은 팀을 상대로 투입하는 게 쉽지 않다. 강병현의 복귀시점은 점치기가 어렵다. 이미 1년간 쉬었다. 돌아와도 곧바로 정상적인 경기력을 발휘한다는 보장이 없다. 이원대가 전역했다. 그러나 김기윤이 빠진 KGC 가드진 무게감은 전반적으로 떨어진다. 김태술을 보유한 삼성에 비하면 더욱 그렇다.
김 감독에 따르면 김기윤은 수술을 받고 시즌을 마감할 가능성이 크다. 김기윤이 빠지면 사익스에 대한 필요성은 커진다. 김 감독이 지금까지 고민하는 결정적인 이유다. 그렇다면 와이즈가 아니라 사익스와 함께 갈 가능성도 있다. 마침 사익스는 오리온전서 7점 10어시스트, 전자랜드전서 10점 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모두 20분씩 소화한 걸 감안하면 괜찮은 수치다.
만약 김기윤이 시즌 아웃을 확정하더라도 김 감독이 사익스 대신 와이즈를 선택할 수도 있다. 이럴 경우 확실한 플랜B가 필요하다. 즉, 김 감독이 와이즈를 택하면서 김기윤의 시즌아웃에 대비, 또 다른 방식으로 가드진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뜻이다. KGC로선 김기윤 공백을 무시할 수 없다.
사익스는 KGC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아니면 와이즈가 KGC 유니폼을 입을까. 30일 삼성전을 끝으로 어떻게든 결론이 나온다.
[사익스(위), 와이즈(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