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새로운 도전의 시작이다.”
이대호(35)가 30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롯데 자이언츠 입단식’을 갖고 6년 만에 고향팀으로 돌아온 소감을 밝혔다.
이대호는 지난 24일 친정팀 롯데와 4년 총액 150억원의 조건으로 FA 계약을 맺었다. 2016시즌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활약한 그는 계약이 만료된 뒤 미국 및 일본의 복수 구단으로부터 관심을 받았지만 고향팀 롯데를 선택, 국내 무대로 전격 복귀했다. KBO리그 FA 역대 최고액을 경신한 이대호는 2017시즌부터 롯데의 4번타자로 활약할 전망이다.
다음은 이대호와의 일문일답.
-입단 소감.
“6년 만에 한국에 돌아오게 돼 기쁘다. 팬들을 만날 생각에 설렌다. 몸을 잘 만들어서 롯데 팬들이 야구장에 더 많이 올수 있도록 준비 잘하겠다.”
-한국으로 오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있다면.
“금액도 금액이지만 이제 나도 한국 나이로 36살이다. 언젠가는 돌아와야 할 팀이라고 항상 생각했다. 시기적으로도 이번이 가장 좋았던 것 같다. 올해가 아니면 또 몇 년이 지나야 할 것 같았고 그 때 돌아오면 날 좋아하는 팬들도 많이 지쳐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팬들이 가장 큰 요인이었다.”
-타선에서 어떤 효과를 기대하는가.
“기대되는 후배들이 많다. 군에서 제대한 전준우, 손아섭이 앞에 있을 것 같다. 뒤에는 강민호, 최준석이 받칠 것이다. 내가 도움을 많이 받을 것 같다. 서로서로 돕다보면 팀 성적도 올라갈 것으로 본다. 다른 선수들과 '윈윈'할 수 있는 그림을 만들겠다.”
-일본, 미국에서 본 KBO리그는?
“외국에서 쭉 지켜봤다. 특히 롯데 경기를 관심 있게 봤다. 5년 동안 자리를 비운 건 별 의미가 없다. 나도 새로운 투수를 많이 만나야한다. 연구하면서 좋은 모습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
-메이저리그에 대한 아쉬움은 없는지.
“아쉬움은 분명히 있다. 일단 미국에서는 처음부터 자리가 보장되지 않았기 때문에 몸을 빨리 만들었다. 보통 2월 초부터 몸을 만드는데 그 때는 1월부터 몸을 만들었다. 2월 시범경기에 모든 걸 쏟아 부어야 했다. 이런 부분이 마지막에 좋지 못했던 요인으로 작용했다. 올해는 개막전에 맞춰 몸을 잘 만들어서 그런 실패를 안하도록 하겠다.”
-국내 복귀 확정 후 아내가 눈물을 흘린 것으로 알고 있다.
“힘들었던 게 가장 먼저 생각났다. 집 떠나면 고생이라고 하지 않는가. 언어, 생활적인 측면에서 모두 처음이었다. 좋은 의미에서도 눈물을 흘렸을 것 같다. 돌아와서 안 좋은 건 아닌데 아쉬움도 많이 남았을 것이다. 남편으로서 미안한 마음이 크다.”
-지역 라이벌 NC와의 구도를 어떻게 예상하는가.
“작년에 롯데가 NC에게 안 좋았던 걸 다 알고 있다. 이젠 그렇게 지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도 이제 만만한 팀은 아니다. 어떻게든 이길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창원에도 롯데팬들이 많다. NC도 좋은 팀이지만 창원팬들이 창원이 아닌 사직구장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2017시즌 구체적인 목표와 성적은.
“개인 성적은 항상 생각해본 적이 없다. 목표는 5강보다 더 위에 있는 것이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하다보면 승리가 쌓인다. 팀이 이길 수 있는 경기를 하는 게 우선이다. 뭔가 달라지는 롯데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 내가 왔다고 확 바뀌진 않겠지만 준비 잘하겠다.”
-2001년과 지금의 느낌을 비교하자면.
“2001년에는 아무 것도 모를 때다. 지금은 야구뿐만 아니라 팬, 구단도 모두 신경을 써야 한다. 머리는 많이 아프다. 어떻게 헤쳐 나가야할지, 후배들과 좋은 팀으로 만들 수 있을지 고민은 많이 되는데, 즐겁게 야구하고 싶다. 해외 생활하면서 야구를 즐기면서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야구장에서 팬들과 많이 웃도록 노력하겠다.”
-조원우 감독이 일찌감치 주장으로 선임했다. 주장 이대호로서의 모습은.
“원래 나는 롯데 있을 때 무서운 선배였다. 지금은 시대가 많이 변했기 때문에 부드러운 선배가 될 것이다. 칭찬을 많이 하는 선배가 되고 싶다. 선수들이 조금 잘해도 많이 잘한다고 띄워주면서 자신감을 심어줄 생각이다.”
-한, 미, 일 야구를 짧게 비교한다면.
“미국 야구는 기본적으로 투수들 구속이 빠르다. 2스트라이크 이후에 변화구 승부가 별로 없었다. 일본은 기본 구속도 150km에다 변화구가 많아 미국보다 더욱 어려웠다. 한국 야구는 미국, 일본보다 구속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관건은 변화구 승부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도전이다. 나도 연구를 많이 해야 한다.”
-혹시 이승엽과의 골든글러브 경쟁 구도도 생각하는지.
“은퇴한다는 소식을 듣고 아쉽다. 존경하는 선배님이었다. 그래도 (이)승엽이 형도 후배들이 골든글러브를 더 받는 걸 원할 것이다. 올림픽 때 (이)승엽이 형 빨래도 했었는데, 정말 많은 걸 배웠다. 성적이 좋은데도 후배들 위해 은퇴한다는 게 아쉽기만 하다.”
-WBC 대표팀 합류 이전에 팀 스프링캠프에 먼저 합류한다.
“6년 만에 돌아왔기 때문에 팀 적응을 우선으로 삼았다. 더욱이, 롯데에서 주장을 맡았다. 김인식 감독님께 전화를 드려서 양해를 구했다. 다행히 수락해주셨다. 감독님이 배려해주신 만큼 몸을 잘 만들어서 대표팀에 갈 수 있도록 하겠다.”
-WBC에 임하는 각오는.
“대표팀에 가면 성적이 좋을 때도 있고, 안 좋을 때도 있다. 우리 대표팀의 문제는 항상 성적이 좋아야 한다는 것이다. 대표팀에 뽑힌 선수들은 나라를 위해서 정말 열심히 한다. 그래도 성적이 안 나면 어쩔 수 없다. 우리나라만큼 다른 나라도 열심히 하기 때문이다. 야구 팬들은 당연히 이겨야 한다고 보는데 그럴수록 선수들은 더욱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일본, 미국은 즐기러 나온다. 우리는 가면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야 하니 힘들다. 후배들에게 성적 나지 않는 것에 대해 연연해하지 말자는 이야기를 해줄 것이다. 몸 만들어야 하는 시기에 나라를 위해 싸우는 것이기 때문에 팬들이 열심히 한다는 것에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
-올 시즌 롯데의 키플레이어를 꼽자면.
“일단 내가 먼저 중심을 잡아야 한다. 남들보다 2배 더 운동 많이 해서 후배들이 잘 따라올 수 있도록 하겠다.”
이대호는 30일 오후 3시 LA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미국 애리조나 팀 전지훈련에 참가한다.
[이대호.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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