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동일본 대지진 이후 굉장한 무력감을 느꼈어요. 세상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데 어떻게 공헌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을 때, TV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안타까워하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어요. ‘서로 나쁜 관계에 있을 때 재난을 당했다면, 안 좋은 마음으로 남은 인생을 살아가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유레루’ ‘우리 의사 선생님’으로 한국에 폭넓은 팬층을 보유한 미시카와 미와 감독이 신작 ‘아주 긴 변명’을 들고 1일 한국을 찾았다.
그는 이날 CGV명동역 라이브러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동일본 대지진의 아픔을 직접적으로 그리고 싶지 않았다”면서 “이별과 상실의 아픔을 보편적 형식으로 담아내려고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아주 긴 변명’은 한 순간 맞닥뜨리게 된 아내와의 이별 앞에서 슬픔을 제대로 느끼지 못한 사치오(모토키 마사히로)의 사랑과 성장을 다룬 영화다. 그는 같은 처지의 오미야 요이치(타케하라 피스톨)의 아이들을 돌보면서 조금씩 변해간다.
“먼저 소설을 쓰고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소설의 최대 강점은 사람과 돈이 들지 않는 것이죠(웃음). 영화는 그냥 슥 지나가는 장면인데도 몇 백만원이 들곤 하니까요. 이 작품의 키워드는 아이들이예요. 아이들은 내 마음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데, 소설에서는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었던 점도 좋았고요. 소설은 시간 제한이 없으니까 등장인물을 더 깊이있게 다룰수 있어요. 그런 점이 영화에 반영됐습니다.”
유명 소설가 사치오는 최악의 타이밍에서 부인 나츠코(후카츠 에리)를 잃은 뒤에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잃어버렸던 인간성을 서서히 회복한다. 그러나 인간은 쉽게 성장하고 간단히 변하는 존재가 아니다. 그 과정 속에서 또 다른 벽과 맞닥뜨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앞을 향해 걸어간다.
“모토키 씨는 영화 ‘굿’바이’로 유명한 일본의 톱스타인데, 난생 처음 연기를 하는 두 아이와 함께 있을 때 조금 당황하더라고요. 자신감도 없고 변명도 많았어요(웃음). 손이 제일 많이 간 배우였죠. 그는 이전에 해보지 않았던 캐릭터에 도전했어요. 그래서 기존의 틀을 많이 깨고 새로움을 보여달라고 주문했습니다.”
‘아주 긴 변명’을 보고 나면 가족, 애인 등 가까운 사람을 꼭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실제 모토키 마사히로는 부인에게 더 밝게 인사하는 등 삶이 변했다고 말했다. 위기에 처한 부부가 이전보다 더 좋은 관계로 발전했다는 반응도 올라왔다.
“소설 쓰는 기간을 포함해 4년 동안 공들여 만들었어요. 한국 관객들도 국경과 문화를 넘어서 공강할 수 있을 거예요.”
[사진 제공 = 영화사 진진]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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