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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구리 김진성 기자] "당분간 (출전)힘들 것 같아요."
KDB생명 메인 외국선수 카리마 크리스마스는 1월25일 삼성생명과의 5라운드 마지막 경기서 발목에 부상했다. 1일 삼성생명과의 6라운드 홈 경기를 앞두고 만난 김영주 감독은 "당분간 힘들 것 같다"라고 했다.
여자프로농구는 이날을 시작으로 최후의 일전에 돌입했다. 6~7라운드 잔여 10경기로 플레이오프 대진표가 결정된다. 5위 KDB생명은 4위 KEB하나은행에 1경기, 3위 신한은행에 2경기 뒤진 상황. 아주 중요한 10경기다. 마라톤으로 치면 막판 스퍼트가 필요하다.
하지만, 에이스를 잃었다. 크리스마스는 시즌 초반 경기력이 들쭉날쭉했지만, 중반 이후 이름값을 해냈다. 안정적인 페이스업을 바탕으로 1대1 공격력이 좋고, 수비력도 괜찮다. 승부처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카드.
이럴 때 보통 나머지 선수들은 두 가지 증상을 보인다. 또 다른 간판선수를 중심으로 더욱 끈끈하게 뭉친다. 객관적 전력 이상의 저력을 발휘할 때가 있다. 이른바 에이스가 없는 상황서 발동되는 위기의식이다.
그러나 반대의 경우도 있다. 객관적 전력이 많이 떨어지거나 팀 분위기가 좋지 않을 경우 회복되지 않을 정도로 나락에 빠질 수 있다. KDB생명으로선 피해야 할 시나리오다. 크리스마스의 결장은 당분간 계속된다. 첫 경기부터 강한 응집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전반전은 썩 좋지 않았다. 1쿼터 초반 7-0으로 앞섰으나 2-3 지역방어로 재미를 보지는 못했다. 풀타임을 뛰어야 할 티아나 하킨스의 체력이 좋은 편이 아니고, 이경은 등 주축 선수들의 몸 상태가 썩 좋지 않은 상황서 내린 결단인 듯했다. 하지만, 삼성생명 특유의 패스게임에 의해 박하나와 최희진에게 연이어 3점포를 맞았다. 설상가상으로 2쿼터 막판에는 연이어 턴오버가 나왔다. 삼성생명은 대부분 속공 득점으로 연결했다. 결국 전반전은 삼성생명의 7점 리드.
그러나 KDB생명이 3쿼터에 분위기를 확 바꿨다. 크리스마스가 없는 상황서 위기에 몰리자 바짝 힘을 냈다. 3쿼터 스코어만 26-11이었다. 일단 외곽수비를 타이트하게 바꿨다. 삼성생명 에이스 엘리사 토마스와 배혜윤을 집중 체크했지만, 골밑에 도움수비를 들어가는 빈도는 낮았다. 대신 1대1로 타이트하게 마크했다. 그러자 삼성생명의 실책이 나오기 시작했다.
3쿼터 초반 한채진이 돋보였다. 박하나를 상대로 강한 응집력을 보이며 연속 득점을 올렸다. 하킨스도 무서운 응집력을 발휘했다. 기본적으로 골밑에서 리바운드를 사수했고, 토마스 혹은 하워드를 잇따라 외곽으로 끌고 나와서 3점포를 터트렸다. 결국 주도권을 잡았다.
4쿼터에는 이경은이 돋보였다. 전반적으로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게 김영주 감독 설명. 돌파를 자제했지만, 확률 높은 점수를 만들어냈다. 7분29초전 속공 득점을 올린 뒤 스틸에 이어 골밑 득점을 또 올렸다. 8초만에 4득점. 하지만 5분24초전 하킨스가 5반칙 퇴장하면서 위기에 몰렸다.
그런데 삼성생명이 경기종료 3분56초전 토마스의 U파울, 3분22초전 김한별의 테크니컬파울로 어수선했다. 이 판정들은 문제의 소지가 있었다. 토마스의 경우 일반적인 퍼스널파울 성격이었다. 김한별의 경우 파울 직후 심판에게 자유투를 내주는 것인지 묻다가 테크니컬파울을 받았다.
이때 KDB생명은 확 달아나지 못했다. 오히려 삼성생명이 배혜윤, 김한별, 토마스를 앞세워 거세게 추격했다. 5점차까지 추격을 당했다. 그러나 이후 삼성생명의 파상공세를 막아내면서 승수를 챙겼다. 외곽을 철저히 막는 스위치디펜스로 위기를 넘겼다.
KDB생명으로선 귀중한 1승이었다. 크리스마스가 없는 상황서 하킨스와 한채진, 이경은의 활약이 돋보였다. 해줘야 할 선수가 해줬다. 전반전에 비해 후반전 수비 응집력도 돋보였다. 맨투맨과 스위치디펜스가 좋았다. 삼성생명은 우리은행전에 이어 경기 도중 기복을 드러내며 2연패에 빠졌다.
[KDB생명 선수들.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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