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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극복해야 한다."
전자랜드 박찬희는 맹활약 중이다. 2일까지 올 시즌 35경기에 출전, 평균 7.7점 7.1어시스트 3.8리바운드 2.0스틸을 기록했다. 작년에 단행했던 박찬희와 한희원(KGC)의 맞트레이드는 지금까지는 전자랜드의 판정승이다.
특히 눈에 띄는 건 경기당 7.1개의 어시스트다. 데뷔 후 최다 어시스트다. 종전 최다 어시스트는 2013-2014시즌의 4.4개였다. KGC 시절부터 패스능력이 좋았다. 전자랜드서 어시스트에 완전히 눈을 떴다.
전자랜드 공격 시스템이 박찬희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전자랜드에는 볼 소유욕이 높은 선수가 거의 없다. 이타적인 마인드를 지닌 선수가 많다. 박찬희도 특유의 패스감각을 앞세워 기존 전자랜드 선수들과 빠르게 호흡을 맞췄다.
자연스럽게 어시스트가 급증했다. 올 시즌 생애 첫 어시스트왕도 가능하다. 박찬희는 3일 현재 6.4개의 김선형(SK)을 따돌리고 어시스트 리그 1위다. 최근에는 4경기 연속 두 자릿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스틸도 국내선수 1위에 리그 2위다.
결국 2일 삼성과의 원정경기서 사고를 쳤다. 20점 12어시스트에 경기종료 2분22초전 10번째 리바운드를 걷어냈다. 생애 첫 트리플더블. 어시스트 애버리지가 상승했고,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세한다. 이날만큼은 리바운드도 많이 잡아냈다. 자연스럽게 대기록이 따라왔다.
그동안 박찬희는 어시스트보다 극강의 수비 능력으로 더욱 유명했던 선수다. 앞선에서의 압박은 KBL 최고 수준이다. 유재학 감독이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결승전서 아시아 최고 스몰포워드 니카 바라미(이란) 수비를 박찬희에게 맡겼던 건 상징적인 사례다. 당시 박찬희는 경기초반 바라미를 제법 괴롭혔다.
포인트가드로서 190cm이라는 큰 키, 빠른 발을 앞세운 최강의 압박능력, 상대 패스라인을 차단하는 예측능력, 수준급 속공전개능력, 날카로운 돌파력, 좋은 패스센스를 고루 겸비했다. 고 퀄리티 잠재력을 일찌감치 폭발했고, 전자랜드를 만나서 퍼포먼스를 극대화하고 있다. 전자랜드는 박찬희 영입으로도 여전히 리그 최고 수준의 공격력을 가진 건 아니다. 그러나 이 부분은 전체적인 멤버 구성과도 연관이 있다. 박찬희와 전자랜드의 궁합은 최고다.
전자랜드가 박찬희 영입으로 매 경기 웃는 건 아니다. 알면서도 영입했지만, 올 시즌에도 여전히 완벽히 해결되지 않는다. 다소 떨어지는 슛 정확성이다. 슛 거리 자체가 길지 않고, 호흡 및 상, 하체 밸런스도 불안정하다는 평가다. 링 앞이나 뒤를 때릴 경우 거리 감각을 조정하면 된다. 그러나 박찬희의 슛은 링 양 옆을 맞고 나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한 농구관계자는 "슛 매커니즘이 매끄럽지 않다는 증거"라고 했다.
올 시즌 박찬희의 3점슛 성공률은 17.3%다. 미드레인지에서 시도하는 각종 슛도 정확한 편은 아니다. 수비수들이 박찬희에게 거리를 두고 수비를 하는데도 슛 성공률이 좋지 않은 건 더욱 아쉬운 대목이다.
유도훈 감독은 "찬희가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극복해야 한다"라고 했다. 장점은 충분히 살리고 있다. 단점 극복이 과제다. 유 감독은 "1~2년 내에 단점을 극복해야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라고 했다. 이어 "가드는 3점뿐 아니라 2점 플레이를 잘 해야 한다. 스탑 점프슛이나 뱅크슛을 쏠 줄 알아야 한다"라고 했다. 농구선수는 확률적으로 3점보다는 2점 플레이에 필요한 테크닉을 끌어올려야 득점력이 올라간다. 유 감독의 지론이다.
올 시즌 박찬희의 활약은 정말 대단하다. 본래 좋은 선수다. 전자랜드와 시너지를 발휘하면서 트리플더블까지 해냈다. 분명히 칭찬 받아야 한다. 그런데 박찬희가 트리플더블을 한 경기서 전자랜드는 삼성에 졌다. 부질 없는 가정이지만, 박찬희가 승부처서 3점슛 1~2개를 더 넣었다면 결과는 어땠을까.
박찬희는 슛을 제외한 거의 모든 분야에서 KBL 탑 클래스 가드다. 하지만, 그 슛 때문에 평가절하되는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전자랜드의 박찬희 영입은 대성공이다. 그러나 매 순간 웃을 수는 없다.
[박찬희.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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