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리뷰] '재심' 몰랐던 진실, 외면한 진심, 알아야할 사실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난 사람을 죽이지 않았다"라고 말한 청년이 있었다. 사람들은 그의 진심을 들어주지 않았고, 10년째 억울하게 '살인자'로 살았다.

영화 '재심'(감독 김태윤 제작 이디오플랜 배급 오퍼스픽쳐스)은 전북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또 하나의 약속' 김태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또 하나의 약속'에 이어, 억울한 자의 목소리를 스크린에 담은 김태윤 감독의 시선에는 진심이 담겨있었다.

유일한 목격자가 살인자가 돼버린 아이러니한 상황. 2000년 어느 날, 택시기사의 살인사건을 목격한 10대 소년 현우(강하늘)는 경찰의 강압수사에 사형수로서 10년을 복역하게 된다. 앞서 시사 프로그램을 통해서 수면 위에 올랐던 바 있는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인 터라, 내용은 그가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고 나온 뒤부터 차근차근 이야기를 시작한다.

현우가 억울하게 살인자라는 낙인으로 살아왔다면, 돈도 없고 빽도 없어 벼랑 끝에 내몰린 변호사 준영(정우)은 인생의 끝자락에서 현우를 만난다. 현우를 대한 의도는 순수하지 않았고 속물로 가득찬 모습이었지만 현우의 진심을 알게 되고 점차 그에게 마음을 연다.

'재심'은 진짜 살인자가 누구인가를 찾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날의 진실을 되찾고자 하는 목소리가 담긴 외침이다. 재심은 이미 확정된 판결에 대해 당사자나 청구권자들의 청구에 의해 판결을 다시 심리하는 구제 방법으로, 돈 주고도 다시 못 살 10년의 세월과 누명을 벗기고 당당히 살기 위한 현우와 그를 진심으로 돕는 준영의 계란으로 바위치기 싸움이다.

거대 로펌에서 영입 제안이 들어오는 기회가 생기지만 준영은 "전재산 받아본 적 있으십니까. 제가 이겼습니다"라며 현우가 땀흘려 건넨 십 만원 남짓의 전재산을 보여준다. 현우가 준영에게 건넨 것은 돈 뿐만 아니라 뜨거운 진심이었다.

정우와 강하늘은 '쎄시봉' 이후 '재심'으로 다시 만났다. 두 사람 뿐만 아니라 현우의 모친 역의 김해숙의 가슴 절절한 모성애는 관객들의 눈시울을 붉히기에 충분하다. '재심'은 진지하고 뭉클함 뿐만 아니라 정우 특유의 유쾌한 모습도 볼 수 있다. 여기에 극 중 준영의 친구이자 변호사로 등장하는 이동휘와의 케미스트리 또한 꽤 볼 만한 관전포인트다.

'재심'은 우리가 그동안 몰랐던 진실을, 그리고 외면했던 현우에 대한 진심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또 그 당시 경찰의 강압수사와 사법부의 오류, 그리고 국민들이 이를 통해 느껴야할 공분을 적절하게 잘 보여준 수작이다. 오는 16일 개봉 예정이다.

[사진 = 오퍼스픽쳐스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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