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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조성민이 LG 데뷔전서 웃었다.
3일 고양체육관. 오리온과 LG의 4라운드 맞대결. 많은 관심을 모았다. 1월 31일 김영환과 맞트레이드 된 조성민이 LG 데뷔전을 치렀다. 동시에 오리온도 1월 12일 전자랜드전서 발목 부상으로 5주 진단을 받은 이승현이 복귀전을 치렀다.
변수가 많은 경기였다. 조성민이 스타가 즐비한 LG에서 어떻게 조화를 이룰 것인지, 오랜만에 경기에 나서는 이승현이 어느 정도의 퍼포먼스를 보여줄 것인지 궁금했다. 정확한 예측을 할 수 없는 경기였다.
LG 김진 감독은 조성민에 대한 믿음이 확고했다. 김 감독은 "부담을 갖지 말라고 했다. 경험이 많고 외곽슛이 워낙 좋은 선수다.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다만, 발목 부상으로 올 시즌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해 아직 100% 컨디션은 아니다. 김 감독도 "그게 걱정이다. 자칫 오버워크를 할 수도 있다. 본인은 괜찮다고 하지만, 새로운 팀에 적응하면서 자신의 컨디션도 끌어올릴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조성민은 슛만 좋은 선수가 아니다. 능숙한 2대2 전개 및 마무리, 날카로운 패스능력을 겸비했다. 김시래, 김종규, 제임스 메이스 등 좋은 선수들과 함께 뛴다. 손발만 맞추고, 김 감독 말대로 컨디션만 좀 더 끌어올리면 LG의 시너지효과는 엄청나다. 김 감독은 조성민을 선발출전 시켰다.
반면 오리온 추일승 감독은 조심스러워했다. 이승현이 예상보다 빨리 회복했다. 그러나 "경기감각이 떨어진 상태"라고 했다. 이승현은 외국인 빅맨 1명을 거뜬히 막아낼 수 있는 힘과 기술을 보유했다. 그러나 추 감독은 아직 컨디션이 완전하지 않고 게임감각이 떨어진 상태인 걸 감안, 도움수비를 준비했다. 이승현은 선발출전한 조성민과 달리 1쿼터 21.3초를 남기고 장재석 대신 투입됐다.
일단 오리온은 경기 초반 제임스 메이스를 효과적으로 봉쇄했다. 장재석이 막고, 최진수나 김동욱이 트랩을 들어가는 방식이었다. 메이스는 변칙수비에 대처하는 능력이 그렇게 돋보이는 편은 아니다. 이날 역시 몇 차례 패스가 늦게 빠져나가면서 오리온 수비에 걸렸다. 이승현이 2쿼터부터 본격적으로 뛰면서 LG 골밑 공격은 더욱 무뎌졌다. 감각적인 디나이로 몇 차례 LG 공격을 차단했다. 2쿼터 6분23초전 정면 오픈찬스서 깨끗한 3점포도 터트렸다.
그러나 조성민도 조성민이었다. 경기 시작 1분46초만에 자유투로 LG 첫 득점을 신고했다. 초반 김동욱의 강력한 수비에 막혀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1쿼터 종료 1분31초전 탑에서 스크린을 받고 나와서 벼락 같은 3점포를 터트렸다. LG 데뷔 첫 필드골. 조성민은 2쿼터에 매치업이 허일영으로 바뀌자 좀 더 수월하게 공격했다. 코너로 이동, 6분43초를 남기고 또 다시 정확한 3점포를 터트렸다.
이승현이 강력한 골밑수비로 팀에 기여하는 동시에 조성민도 특유의 정확한 한 방으로 맞불을 놓는 양상이었다. 조성민은 3쿼터 4분3초전에는 우중간에서 페이크 이후 멋진 페넌트레이션 득점도 올렸다. 3분33초전에는 탑에서 메이스의 스크린을 받고 제법 먼 거리에서 3점포를 터트렸다.
그런데 3쿼터 중반 이후 흐름이 미묘해졌다. 오리온의 조직력이 급격히 무너졌다. 일단 수비에서 LG 골밑을 제어하지 못했다. 헤인즈가 무리하게 도움수비를 들어가다 김종규를 놓쳤다. LG는 리틀과 김종규의 연계플레이가 살아나면서 골밑을 장악했다. 이 과정에서 이승현은 게임체력이 다소 달리는 듯했다. 헤인즈와 다른 토종 포워드들의 응집력도 좋지 않았다. 추 감독은 4쿼터 6분2초를 남기고 이승현을 뺐다.
LG는 3쿼터 중반 몸 상태가 좋지 않은 메이스를 빼고 신인 박인태를 투입, 골밑 에너지를 유지했다. 그리고 조성민이 다시 움직였다. 오리온이 4쿼터 중반 김동욱과 최진수의 연속 3점포로 추격하자 흐름을 끊는 속공 득점을 올렸다. 3분59초전에는 우중간을 돌파한 뒤 김종규의 덩크슛을 돕는 어시스트도 기록했다. 무리하게 3점슛만 고집하지 않고 동료와의 연계플레이에 집중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1분55초전에는 직접 우중간 페넌트레이션 득점을 올렸다. 오리온이 바짝 붙는 수비를 하자 여유 있게 활용했다. 조성민다웠다.
결국 LG의 97-94 승리. 조성민은 이름값을 했다. 3점슛 3개 포함 17점으로 좋은 활약을 했다. 어시스트 3개, 스틸 2개도 보탰다. 특히 김종규, 김시래, 제임스 메이스 등과의 연계플레이도 괜찮았다. 견제도 받았지만, 자신의 몫을 다해냈다.
반면 이승현은 나쁘지 않았으나 완전한 경기력을 발휘하기까지 좀 더 시간이 걸릴 듯하다. 전반전에 비해 경기 막판 공헌도는 다소 떨어졌다. 3점 7리바운드 1어시스트. 결과적으로 조성민의 LG 데뷔전이 오리온의 이승현 복귀전보다 강렬했다.
[조성민. 사진 = 고양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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