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수원 장은상 기자] “항상 혼자 책임지셨다.”
OK저축은행 강영준은 지난 3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6-2017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과의 5라운드 맞대결에서 홀로 14득점을 책임지며 팀의 세트 스코어 3-2 승리를 이끌었다.
강영준은 올 시즌 안팎으로 바쁜 한 해를 보내고 있다. 팀 내에서는 잠시 내려놓았던 주장 완장을 다시 찼고, 경기에서는 주포 역할을 수행중이다. 송명근의 부상 공백을 메우고 있는 그는 최근 팀의 연패 속에서도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3일 5세트 혈전 속에서 강영준은 단연 빛났다. 14득점을 책임지며 공격성공률 60% 이상을 기록해 높은 효율을 보였다. 득점에서는 모하메드(29점, 46%)보다 뒤졌지만 효율만큼은 확실히 앞섰다.
주장으로서 팀을 이끌며 연패 탈출에도 기여했지만 경기 후 만난 강영준은 차분했다. 최근 연패로 좋지 않은 팀 분위기에 책임감을 느끼는 모습이었다.
강영준은 “경기 전 모든 선수들이 ‘포기하지 말자’ ‘할 수 있다’는 말을 되새기며 코트에 들어간다. 팬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 더 열심히 했는데 생각처럼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팀이 좋지 않을 때 주장을 다시 맡았는데 어떻게 중심을 잡아줘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팀’을 강조하는 것 밖에 없었다. 개인보다는 팀에 집중하자고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선수단과 코칭 스탭의 중간 다리 역할을 하는 그는 주장으로서 팀 수장인 김세진 감독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연패 기간 내내 책임을 홀로 지는 김 감독의 모습이 계속 마음에 걸렸던 것이다.
강영준은 “감독님이 항상 홀로 책임지시는 모습에 마음이 좋지 않았다. 솔직히 코트 내에서 뛰는 것은 우리인데 지면 감독님이 항상 비난을 받으니까 죄송했다. 또 이길 때는 우리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니 그것도 민망했다”고 했다.
올 시즌 OK저축은행의 봄 배구는 이미 어려워진 상황. 동기부여가 쉽지 않지만 강영준은 여전히 필승 의지를 드러냈다. 향후 라운드서 아직 보여줄 것이 남았다는 것이다.
“우리 팀이 시몬 원맨팀이 아니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솔직히 시몬은 좋은 외국인선수였다. 우리를 끌어주는 면도 많았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그 빈자리 보다 국내선수들의 부상공백이 더 크게 느껴졌다. 전력을 제대로 갖춰서 시몬 없이도 우리가 할 수 있다는 것을 팬들에게 증명하겠다”
[강영준(왼쪽). 사진 = 마이데일리 DB]
장은상 기자 silverup@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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