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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너의 이름은.'의 일본에 이은 한국의 큰 흥행에 대한 소감과 작품 비화, 한국에 대한 애정을 밝혔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1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일본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 300만 돌파 공약 앙코르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너의 이름은.'은 역대 애니메이션 100만, 200만 돌파 속도 TOP5이라는 빠른 흥행세를 보여 화제가 됐다. '너의 이름은.'은 개봉 5일차 100만, 11일차 200만, 19일차 300만, 31일차 350만 관객 돌파 했다. 특히 N차 관람이 이어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한 달 전 내한한 이후, 3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두 번째로 한국을 방문하게 됐다. 그는 "다시 한국에 오게 돼서 행복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동일본 대지진을 소재로 한 '너의 이름은.'이 한국 관객들에게는 세월호 참사를 떠올리게 해, 가볍게 볼 수만은 없는 묵직한 영화로 많은 회자가 됐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한국과 일본의 관객 분들이 많이 봐주셨던 것에 대해서는 태풍이나 세월초 참사 등 큰 재해들이 우리 기억 속에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언급했다.
▲ "아저씨가 10대 감성을 그렇게 잘 아냐고?"
'너의 이름은.'을 본 젊은 관객들은 "감독이 아저씨인데 10대 감성을 어떻게 저렇게 잘 알까?"라는 반응을 보였다. 극의 중심이 되는 남녀주인공 타키와 미츠하는 10대 소년과 소녀이기 때문.
"저는 단순히 젊은이들은 본인들이 어른이 됐을 때의 모습을 알 수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어른이 되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부터 어른이 되는 연속적 삶을 살고 있어요. 그래서 어른이 돼서도 어릴 적에 느꼈던 슬픔, 기쁨을 갖고 있을 수 있죠. 물론 나이가 들면서 그 빛이 퇴화되긴 하지만 우리 마음 속에는 어릴 적의 모습들이 남아있다고 생각합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자신이 10대 때 느꼈던 기쁨과 슬픔, 아픔들이 켜켜이 쌓여 지금의 '나'가 만들어진다고 말하며, "내 학창시절이 20년 전인데, 지금의 관객들이 그런 내 영화에 대해 공감해주는 것은 기쁜 일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 음악작업, 래드 윔프스 이어 샤이니 종현?
'너의 이름은.'의 OST는 타키와 미츠하에 이은 주인공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만큼 영화 속에서 단순히 배경음 그 이상의 역할을 해내,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래드 윔프스와의 이번 영화 작업에 대해 "굉장히 훌륭한 영화를 만들어줬는데 동시에 고생을 많이 시켰다고 생각한다"라며 래드 윔프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영화음악을 하는 작업이 계속 다시 만들어야하는 작업인데 래드 윔프스는 확실히 색깔을 갖고 있는 밴드라서, 영화음악을 만들어주는 것에 대해 고마웠어요. 하지만 그들에게는 여러가지로 곤란한 면도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를 만들기 전부터 래드 윔프스의 팬이었는데 영화 작업이 끝나고 나서 더 강한 팬이 됐습니다. 그리고 첫 내한 때 샤이니 종현을 만났는데 정말 멋있는 청년이라고 생각했고, 그들이 음악을 맡으면 어떨까 라는 망상 같은 생각을 해보기도 했습니다."(웃음)
▲ "N차 관람, 50번 본 한국 팬 있더라"
'너의 이름은.'은 소년과 소녀의 애틋한 우정과 사랑, 뛰어난 영상미와 래드 윔프스의 음악 등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은 수작으로 일본은 물론 한국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다. 그만큼 N차 관람의 열풍을 가져왔다.
"어제 한국의 무대인사를 갔더니, 90% 이상 분들이 3번 이상 본 분들이셨어요. 10번 이상 본 분도 꽤 있었고 그 중에는 50번 본 분도 있었어요. 50번 본 분들은 블루레이가 나올 때까지 이제 좀 기다려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웃음) 이 영화가 정보량이 많아서, 두 번째 보면 오프닝에 대해서 다른 느낌이 들 것 같습니다. 세 번째 보면 음악에 집중을 할 수도 있을 것 같고, 제 생각에는 네 번째 보면 충분하다고 느껴요."
▲ '빛'을 바라보는 신카이 마코토의 시선
'너의 이름은.'의 빼어난 영상미는 애니메이션이 아니라는 착각에 빠지게 한다. 특히 '빛'을 잘 사용했다는 호평을 들었다.
"빛에 대한 큰 영향은 제가 나고 자란 고향에서 받았어요. 제가 살았던 동네가 골짜기 아래에 있는 마을이었어요. 해가 산에 가려져서 늦게 뜨고 빨리 지는 마을이었는데, 해가 산으로 넘어가도 빛이 있는 마을에서 살았습니다. 몇 시간동안 하늘의 색이 변해가는 과정을 바라봤어요. 그런 것들이 지금의 빛 표현에 영향을 줬다고 생각합니다."
▲ 차기작은 무엇? "도쿄는 꼭 그리고 싶어"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언어의 정원', '초속5센티미터', '너의 이름은.'까지 수작들을 만들어내고 있어 국내외로 많은 팬들을 양산했다. 그의 차기작은 무엇일까.
"다음 작품에 대해서는 지금 막 구상을 시작한 단계입니다. 아직은 구체적으로 전혀 생각이 없는 상태예요. 오사카나 다른 지역이 나올 수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도쿄는 그리고 싶습니다. '너의 이름은.'이 굉장히 많은 분들이 봐주셔서, 다음 작품에서도 굉장히 엔터테인먼트가 강한 작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이번에 굉장히 생각지 못할 만큼 많은 분들이 봐주셨어요. 한국 관객 분들이 커플브레이커라고 불러주신 것에 대해 인상깊었고, 커플브레이커가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진 = 메가박스 플러스엠 제공-마이데일리 사진DB]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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