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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일본 오키나와 장은상 기자] “처음인 만큼 의욕 넘칠 것이다.”
일본 오키나와에 전지훈련 캠프를 차린 김인식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감독은 이번WBC를 통해 첫 태극마크를 단 9명의 선수들에게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12일 오키나와 나하국제공항에서 만난 김 감독은 근심 걱정이 가득한 얼굴이었다. 지난 2006년과 2009년 이전 WBC 대회에서 대표팀을 이끌며 연달아 준수한 성적을 거둔 그는 과거의 영광을 뒤로한 채 8년 만에 다시 ‘독이 든 성배’를 받아 들었다. 문제는 이번 성배가 가히 ‘역대급’이라 할 만큼 독하다는 것이다.
김 감독이 해쳐 나가야 할 길은 그야말로 가시밭길이다. ‘역대 최약체’라는 꼬리표가 붙은 대표팀의 전력, 순탄치 않았던 선수 선발과정으로 인한 비난, 국민들의 기대감 등 이미 노장이 등에 짊어진 짐은 이루 헤아릴 수 없다.
김 감독은 자신의 부담을 덜어내 줄 수 있는 특급 조력자로 9인의 ‘첫 태극마크 군단’을 선정했다.
김 감독은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아무래도 처음으로 대표팀에 합류하는 선수들이 (생각이) 남다르지 않겠나. 의욕도 넘칠 것이고 잘 하고자 하는 마음도 클 것이다. 잘 해주길 바란다”라고 했다.
이번 WBC 대표팀을 통해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단 주인공은 모두 9명(성인 대표팀 기준). 최형우(KIA 타이거즈), 박석민(NC 다이노스), 김태군(NC 다이노스), 원종현(NC 다이노스), 서건창(넥센 히어로즈), 김하성(넥센 히어로즈), 임정우(LG 트윈스), 장시환(kt 위즈), 박건우(두산 베어스)가 국가의 첫 부름을 받았다.
최형우와 박석민은 늦깎이 복학생 같은 느낌이 물씬 나지만 엄연히 대표팀 신입생이다. 그간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 황재균(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 기라성 같은 경쟁자들의 면면에 밀려 매 기회마다 고배를 마셨다.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
원종현과 김태군은 ‘의지의 한국인’ 자세로 태극마크를 쟁취했다. 둘 다 프로 경력이 쌓일 만큼 쌓인 베테랑 자원들이지만 그간 저마다의 개인 사정으로 국가대표와는 인연이 없었다. 원종현은 암 투병 생활 끝에 프로로 복귀, 대표팀에 부름을 받는 ‘철벽’ 중간계투로 완벽 부활했다. 주전 경쟁에 앞날이 불투명했던 김태군은 어느새 공룡군단의 ‘철인’ 안방마님으로 성장했다.
서건창과 김하성은 영웅군단의 비상을 이끄는 키스톤 콤비로 대표팀에서도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어느 자리보다 경쟁이 치열한 내야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두 선수는 전지훈련부터 강도 높은 몸 만들기에 나선다.
이외에도 중간계투로 힘을 보탤 임정우와 장시환,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의 대체선수로 공백을 메울 박건우 등 새로운 얼굴들은 저마다의 동기부여로 대표팀에 활력을 불어넣을 준비를 마쳤다.
9명이 언제 어떤 자리에서 무슨 역할을 소화할 지는 아직 누구도 알 수 없다. 그러나 이들이 만들 기대효과는 분명 크다. 생애 첫 태극마크가 주는 동기부여는 절대 작게 볼 수 없는 원동력이다. 이들이 느끼는 책임감은 대표팀 전체의 사기를 끌어 올리는데도 상당한 역할을 할 것이다.
[최형우, 박석민, 임정우(첫 번째, 왼쪽부터), 김하성, 서건창, 박건우(두 번째, 왼쪽부터), 원종현, 김태군, 장시환(세 번째, 왼쪽부터). 사진 = 일본 오키나와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장은상 기자 silverup@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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