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B가 서서히 박지수 효과를 누리고 있다.
KB는 13일 KDB생명, 16일 KEB하나은행에 연이어 승리했다. 3위 경쟁 중인 팀들을 상대로 따낸 2연승. 최하위서 공동 3위까지 치솟았다.
물론 불안한 3위다. 여전히 2위와 3위에 주어지는 플레이오프 티켓 획득을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희망이 생긴 것도 사실이다. 최근 KB 경기를 보면 시즌 초~중반과는 달리 안정감이 생겼다. 그 어느 팀보다 2월 페이스가 좋다. 4승1패다.
시즌 막판, 특히 플레이오프서 골밑 중요성은 두 말할 게 없다. 주축들의 체력이 많이 떨어졌다. 외곽보다는 골밑에서 파생되는 공격의 안정성이 부각되는 시기다. 더구나 구단들은 이미 서로의 장, 단점, 주요 전술에 대한 파악이 끝났다. 그런 점에서 KB는 유리하다. 박지수 효과를 서서히 극대화하고 있다.
박지수는 데뷔 초반 불안했다. 제공권 장악과 세로수비능력을 뽐냈다. 그러나 약한 파워와 정확성이 떨어지는 중거리슛, 자유투에 대한 약점이 상대적으로 크게 부각됐다. 안덕수 감독도 박지수의 강점을 확실히 활용하지 못하는 시행착오를 겪었다.
게다가 KB는 가드진이 약하다. 박지수에게 좋은 타이밍에 공을 넣어주지 못했다. 박지수를 상대하는 팀들은 거센 몸싸움으로 박지수를 외곽으로 밀어냈다. 박지수가 몸싸움에서 밀려 골밑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자 KB 공격시스템이 엉켰다.
하지만, KB는 시즌 막판 박지수를 활용한 공수 시스템을 서서히 안정시켜나가고 있다. 박지수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팀 공헌도를 높여나가고 있다. 한 농구관계자는 "이미 박지수의 장, 단점은 드러난 상태다. 그러나 지수가 경기를 치르면서 계속 발전하고 있다. 다른 팀들은 그 부분에 대한 대비가 쉽지는 않다"라고 지적했다. 박지수가 발전하면서 KB와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서서히 올라가는 전력을 타 구단들이 정확히 파악하고 기민하게 대처하는 게 쉽지 않다는 뜻이다.
박지수에게 요령이 붙었다. 신장 대비 기동력과 순발력이 준수하다. 여전히 몸싸움에 취약하다. 그러나 나름대로 수비수들의 약점을 이용해 절묘하게 자리를 잡으면서 상대의 오버가딩에 대처한다. 상대가 박지수의 약점을 공략하는 만큼 박지수도 프로를 경험하면서 살아남는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 예를 들어 수비력이 약한 외국선수들을 상대로 과감하게 몸을 붙여 파울을 얻는다. 더블팀에 발 빠른 패스로 대처하는 부분도 인상적이다.
자연스럽게 카라 브렉스턴과의 더블 포스트, 득점력이 좋은 플레넷 피어슨과의 연계플레이가 점점 살아난다. 피어슨은 박지수를 철저히 살리면서 박지수에게 몰린 수비를 이용, 자신의 득점력을 높인다. 카라와 박지수가 함께 뛰면 기동력에 문제가 있다. 그러나 나름대로 수비수를 모으면서 외곽 공격력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 박지수의 좋은 패스센스도 한 몫을 한다. 하나은행전서는 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안 감독은 시행착오를 거쳐 매치업에 따라 적절히 박지수-카라, 박지수-피어슨 조합을 활용한다. 박지수는 "카라 언니와 플레넷 언니가 많이 알려주고 있다. 점점 호흡이 맞아 들어가고 있다"라고 했다. 안 감독도 "카라가 투박한 편이지만, 박지수와 함께 뛰면 도움수비를 유도하면서 외곽 찬스를 만드는 장점이 생긴다"라고 했다.
골밑에서 미스매치를 철저히 활용하면서 강아정과 김가은의 외곽도 살아났다. 특히 에이스 강아정은 공격루트를 넓히고 연계플레이에 가세하면서 박지수 효과를 극대화한다. 심성영은 스피드와 돌파로 또 다른 공격루트를 만든다.
그러면서 박지수가 기존의 리바운드와 수비에 강점을 발휘, 내, 외곽 공격 밸런스와 수비조직력까지 동시에 살아났다. 강아정은 "슛이 들어가지 않아도 지수가 리바운드를 잡아준다는 믿음이 있다. 심리적으로 안정되는 효과가 있다"라고 했다.
한 농구관계자는 "다른 구단들이 마음만 먹으면 박지수의 득점력 자체는 낮출 수 있다"라고 했다. 박지수는 3일 우리은행전서 30점 21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김단비를 전담으로 붙이기만 했다. 미스매치를 알면서도 트랩 등 도움수비를 시도하지 않았다. 여전히 박지수의 공격루트는 단순하다. 간혹 포스트업 득점을 하지만, 완전하지는 않다.
그런데 박지수의 신장 195cm에서 발휘되는 리바운드와 블록, 준수한 패싱센스, 경기흐름에 따라 대처하는 센스 등은 상대 팀들도 알면서도 상쇄하기 힘들다. 최근 KB가 5경기서 4승을 거두는 과정서 박빙의 승부처에 박지수가 따낸 리바운드, 블록이 수 없이 많았다.
안 감독은 "지수가 서서히 적응하고 있다. 언제 패스하고, 언제 슛을 쏴야 하는지 감을 좀 더 잡아가면 된다. 자유투는 감독, 코치들과 얘기하면서 개선해나갈 계획이다. 앞선에서 지수에게 볼을 투입하는 타이밍도 좀 더 잘 잡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KB가 시즌 막판 서서히 박지수 효과를 누리고 있다. 경기력을 안정시킬 수 있는 요소다. 3위 다툼의 중요한 변수다.
[박지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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