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오늘까지는 20분씩 뛰게 하시겠죠."
우리은행은 5라운드 중반 정규시즌 5연패를 확정했다. 6라운드는 사실상 쉬어가는 타임이다. 위성우 감독은 박혜진을 제외한 주전들의 출전시간을 철저히 안배했다. 그리고 두 외국선수 모니크 커리와 존쿠엘 존스의 출전시간을 정확히 20분씩 나눴다.
이 부분이 핵심이다. 위 감독은 커리를 1,3쿼터, 존스를 2,4쿼터에 기용했다. 상대 매치업이 누구든 그렇게 했다. 미스매치가 돼도 도움수비를 하지 않고 1대1로 막게 했다. 총력전을 하지 않는다는 증거였다.
신한은행 신기성 감독은 경기 전 "오늘까지 20분씩 뛰게 하시겠죠"라고 했다. 우리은행을 상대하는 입장에선 아무래도 커리보다는 높이가 막강한 존스가 부담스럽다. 신한은행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위 감독은 15일 삼성생명전부터 예상을 깨고 다시 작전시간을 부르기 시작했다. 괜한 오해를 사지 않고 적절한 긴장감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신 감독으로선 위 감독이 작전시간을 다시 부르기 시작했으니 이날 커리보다 존스를 더 오래 기용, 총력전으로 나서는 것을 은근히 경계했다.
하지만, 위 감독은 이날 역시 1,3쿼터에 커리, 2,4쿼터에 존스를 기용했다. 이 원칙만큼은 확실하게 지켰다. 신한은행은 알렉시즈 바이올레타마 퇴출 후 데스티니 윌리엄즈만으로 3경기째 치르는 상황. 신한은행으로선 1,3쿼터에 윌리엄즈와 커리가 매치업되면 미스매치를 안길 수 있다.
윌리엄즈는 화려하지 않아도 묵묵히 골밑에서 제 몫을 하는 외국센터다. 실제 커리와 매치업되자 1쿼터부터 적극적으로 골밑을 파고 들며 득점을 만들었다. 우리은행은 철저히 맨투맨을 고집했다. 윌리엄즈는 계속 커리를 상대로 점수를 만들었다. 신한은행은 외곽까지 터지며 주도권을 잡았다.
그러나 2쿼터에 존스가 투입되자 양상이 달라졌다. 윌리엄즈는 존스를 상대로 로 포스트에 밀고 들어가는 걸 주저했다. 어쩌다 골밑으로 접근해도 위축되는 인상을 풍겼다. 존스가 서서 팔만 들자 윌리엄즈의 움직임이 위축됐다. 우리은행은 그 사이 특유의 효율적인 패스게임을 앞세워 승부를 뒤집었다.
커리가 다시 나선 3쿼터. 제대로 마음을 먹고 나왔다. 커리는 상대적으로 발이 느린 윌리엄즈를 외곽으로 끌고 나와서 공격했다. 내, 외곽 공격력을 두루 갖춘 커리다. 윌리엄즈는 스크린에 막힌 상황서 전혀 대처하지 못했다. 스위치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커리는 날카로운 외곽슛을 앞세워 연속득점했다. 윌리엄즈는 공격할 때 커리를 상대로 점수를 만들며 대응했으나 전체적으로 신한은행의 턴오버가 적지 않았다.
그리고 4쿼터. 우리은행이 손쉽게 승부를 갈랐다. 코트에는 다시 존스가 들어섰다. 윌리엄즈를 상대로 제공권을 장악했다. 박혜진, 김단비, 존스의 연속 득점이 나왔다. 52-52가 순식간에 65-52가 됐다. 승부는 그대로 갈렸다. 신한은행은 윌리엄즈가 경기종료 5분59초전 4쿼터 첫 득점을 사이드 3점포로 기록했다. 당연히 우리은행으로선 큰 부담이 없었다.
우리은행은 예고대로 신한은행 매치업에 관계없이 커리와 존스 20분 분할 원칙을 고수했다. 그러나 신한은행은 대응하지 못했다. 윌리엄즈가 커리를 그럭저럭 공략했으나 커리의 외곽 공격을 막지 못했다. 물론 커리 역시 윌리엄즈 수비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월리엄즈 홀로 커리, 존스를 감당하는건 더욱 버거웠다. 경기 막판 지친 윌리엄즈는 힘을 쓰지 못했다. 대신 1,3쿼터에 푹 쉰 존스가 4쿼터에 완벽히 제공권을 장악하면서 경기를 끝냈다. 신한은행은 6라운드 전패를 당했다. 3위 경쟁서 한 발 밀렸다.
[커리.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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