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인터뷰②]이병헌, “‘싱글라이더’ 위해 할리우드대작도 포기했을 것”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그동안 한국영화가 범죄, 비리, 액션영화의 홍수였잖아요. 그런 가운데 ‘싱글라이더’ 시나리오를 읽었는데, 마치 진주를 발견한 듯한 느낌이었죠. ‘이렇게 나를 울리는, 가슴 속에 남는 시나리오를 얼마만에 읽어보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른 작품과 겹친다면 흔쾌히 포기했을 거예요. 할리우드 대작이었더라도 포기했을 겁니다.”

이병헌은 ‘싱글라이더’에 강한 애착을 보였다. 무조건 하고 싶었다. 대사가 별로 없어 눈빛과 감정으로 연기를 해야하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막상 읽을 때는 대사가 없는지도 몰랐어요. 현장에 가서 연기하면서 중간중간 모니터링을 하니까 대사가 별로 없다는 걸 알았죠. 그만큼 완전히 몰입했어요. 배우는 대사가 많은 영화보다 대사 없이 감정을 전달하는 것에 더 큰 보람을 느끼거든요.”

이병헌의 감성연기는 오래간만이다. ‘번지점프를 하다’ ‘그해 여름’ 그리고 ‘달콤한 인생’에서 감성연기를 비중있게 했지만, 그 이후로는 액션, 사극, 범죄물 등 센 캐릭터를 주로 연기했다. 새로운 연기에 목이 말랐다.

“제가 배우생활 하면서 희열을 느낄 때는 예상하지 못한 연기가 나왔을 때예요. 그동안 몇몇 영화가 있었죠. ‘싱글라이더’에서는 제가 호주에서 아들을 만날 때에 그런 연기가 나왔어요. 그런 희열과 보람을 만끽하기 위해 배우로 살아가는 거죠.”

그는 ‘싱글라이더’의 등장인물이 모두 외롭고 상처받은 인물로 보였다. 다들 그렇게 살아간다. 그런 삶의 아픔에 공감하는 관객이 많을 것이라고 했다.

“관객을 위로해주는 영화예요. 공감하시는 분들도 많을 거고요. 감성적인 영화를 했으니, 앞으로 기회가 되면 코미디 영화를 해보고 싶어요. 무작적 웃기는 영화 말고, 웃기는 장면이 많이 있는 영화요(웃음).”

‘싱글라이더’는 증권회사 지점장으로서 안정된 삶을 살아가던 한 가장(이병헌)이 부실 채권사건 이후 가족을 찾아 호주로 사라지면서 충격적인 진실이 밝혀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2월 22일 개봉.

[사진 제공 = 워너브러더스]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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