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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김과장’ 속 김원해는 우리네 아버지들의 모습이었다.
23일 밤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김과장'(극본 박재범 연출 이재훈 최윤석) 10회에서는 서율(준호)의 함정에 빠져 해체될 위기에 놓인 경리부의 모습이 담겼다. TQ택배 회생안을 위해 고군분투 했지만 중간 프레젠테이션에 증인으로 부른 사람들이 거짓 증언을 해 TQ택배 회생 프로젝트가 무산되고 경리부도 해체될 위기에 처했다.
그런 가운데 추남호가 짠내를 안겼다. 그의 모습에서 우리네 아버지, 한 가정의 가장의 모습이 겹쳐보였기 때문.
그동안 추남호는 무능력하고 지질한 직장 상사의 모습을 보여 왔다. 직원들이 일을 할 때도 휴대폰으로 게임 하는 건 일쑤, 실질적으로 경리부를 윤하경(남상미)이 이끌었을 정도로 업무를 나 몰라라 했다. 기러기 아빠라 지갑 한 번 제대로 열지 못했다. 직원들이 간식을 사러 갈 때도 지갑이 주머니에서 나오지 않는 척 애써 연기했던 그다.
“나도 한 때 A4용지처럼 스치면 손이 베일만큼 날카롭고 빳빳하던 시절이 있었다”는 추남호는 “그런데 무뎌지고 구겨지더니 한 조각 한 조각 떨어져 나가더라. 결혼할 때 한 번, 애 낳고 나서 아빠 되니까 또 한 번, 집사고 나서 또 한 번. 그리고 애 대학갈 때 쯤 가서 들여다보니까 이게 다 녹아서 없어졌더라”라고 털어놨다.
한 가정의 가장이기에, 아버지이기에 어쩔 수 없었던 일이었다. 부당한 일에도 눈을 감아야했고, 그러다 보니 지쳐갔으며, 스스로를 잃어버렸다. 자존심과 자긍감은 한껏 구겨 저 멀리 던져놓은 채, 맞서기 보다는 회피와 순응을 택했다. 내가 아닌 가족을 위해서.
이런 추남호가 자신 되찾기에 나섰다. TQ택배 회생안 프로젝트는 그의 구겨진 자존심을 폼 나게 펼 수 있는 일이었다. 때문에 그의 기지개가 반갑기도 했다. 우리네 아버지가 다시 자신을 찾는 과정처럼 보였으므로.
하지만 이날 말미 TQ그룹 회생안은 벽에 부딪혔다. 구겨진 자존심을 펴 보겠다는 추남호의 꿈 역시 좌절될 위기를 맞았다. 이런 전개는 추남호를 더 응원케 했다. 그가 우리의 아버지였기 때문에. 그리고 폼 나게 사표를 던지고 회사를 뛰쳐나올 수 없는 우리들의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사진 = KBS 2TV 방송 캡처]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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