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공인구가 미끄럽다."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이하 WBC)서 사용하는 공인구는 롤링스 제품이다. WBC를 주관하는 메이저리그사무국이 공인구로 사용하는 제품. 현재 KBO리그는 롤링스 공을 사용하지 않는다. 김인식호는 오키나와 전지훈련을 통해 공인구 적응에 나섰다.
국제대회를 경험한 선수들은 상대적으로 롤링스 공에 대한 적응이 수월하다. 그러나 국제대회 경험이 적은 선수들은 충분한 적응이 필수다. 24일부터 시작하는 고척스카이돔 훈련에도 공인구 적응은 계속된다.
롤링스 공은 KBO리그 공인구에 비해 실밥이 덜 도드라졌다. 손으로 잡아채는 느낌이 덜하다. 상대적으로 미끄럽다. 크기도 약간 더 크다.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공을 잡고 던지는 야구선수들에겐 상당히 민감하다. 오키나와 전지훈련서는 로진을 더 묻히거나, 땀이나 침을 활용해 적응하겠다는 말이 나왔다.
선수들이 롤링스 공에 적응하지 못하면 실전서 어떤 일이 발생할까. 일단 투수는 제구가 흔들린다. 공이 투수의 손에서 빠지면 원하는 코스에 공을 던질 수 없게 된다. 자연스럽게 실투가 나올 확률이 커진다.
김인식 감독은 23일 오키나와 전지훈련을 마치고 귀국한 뒤 "공인구가 미끄럽다고 한다. 선수들이 빨리 적응해야 한다"라고 했다. 특히 투수를 언급하면서 "요미우리전, 요코하마전서 볼이 높은 경우가 있었다. 더 낮춰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공인구가 손에서 빠지는 걸 최소화해야 한다.
투수의 모든 실투가 타자의 안타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대회 초반 타자들의 감각이 완전히 올라온다는 보장도 없다. 하지만, 투수의 투구가 손에서 빠지면 타자로선 나쁠 게 없다. 공이 스트라이크 존에서 크게 벗어날 경우 골라내면 그만이다.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 수 있다. 투수의 손에서 빠진 공이 자신의 타격코스에 들어오면 적극적으로 공략하면 된다. 안타 확률이 높아진다.
야수들도 충분히 적응해야 한다. 지명타자가 아닌 이상 수비를 해야 한다. 당연히 공을 손으로 잡고 던져야 한다. 내, 외야수들이 타자의 페어볼을 잡은 뒤 송구하면서 볼이 빠질 경우 타자주자 혹은 선행주자에게 추가 진루를 허용할 수 있다. 내야수들이 평범한 땅볼을 잡고 1루에 악송구라도 하면 경기흐름이 완전히 넘어갈 수 있다. 외야수들도 단타성 타구를 잡는 과정에서 펌블하거나 송구할 때 공이 빠지면 낭패다. 곧바로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박빙 승부서 공인구 부적응 사례가 나오면 승패에 직결 될 수 있다. 공인구에 충분히 적응한 선수도, 이미 적응을 마쳤다고 자신하는 선수들도 막상 실전서 집중력이 떨어지면 얼마든지 실수가 나올 수 있다. 미끄러운 공인구는 WBC서 절대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WBC 공인구.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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