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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드라마 ‘질투의 화신’ 직전에 시간이 있었는데, 그때 이병헌 선배가 ‘매그니피센트7’ 미국 촬영 끝내고 합류하면서 일사천리로 진행됐어요. 이병헌 선배가 인생의 베스트5 각본이라고 했는데, 저도 손에 꼽을 만한 완벽한 각본이었죠.”
이주영 감독의 ‘싱글라이더’에서 강재훈(이병헌)의 아내 수진 역을 연기한 공효진은 자신의 위치를 정확하게 알았다. 이병헌을 최대한 쓸쓸하게 보이도록 할 것. 아내와 아들을 호주에 보내고 성공을 위해 달리다 부실채권 파문으로 바닥에 떨어진 남편이 삶의 회환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제 역할에 충실하자고 다짐했어요. 그 선을 넘지 않기 위해 노력했어요. 이주영 감독, 이병헌 선배와 함께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지 몰라요. 나중에는 제가 지쳐서 떨어저 나갈 정도였어요.”
그는 여성감독과 다섯 번째 호흡을 맞춰다.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부지영,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 임순례, ‘미쓰 홍당무’ 이경미, ‘미씽’ 이언희 감독에 이어 CF 출신 이주영 감독과 ‘싱글라이더’를 찍었다.
“여성감독은 감정이 더 섬세해요. 남성감독은 ‘여자는 이럴 때 이렇게 행동해요’라고 말하면 ‘오케이, 그렇게 연기해’라고 하세요. 대체로 여배우를 예뻐해 주세요. 그런데 여성감독은 미세한 부분까지 서로 합의를 봐야해요. 그래서 고충이 있죠. 그렇지만 그게 또 장점이예요. 감정을 철저하게 다루니까요.”
‘미씽’ ‘싱글라이더’는 감정의 후유증이 큰 영화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우연치않게 두 편을 연달에 출연하게 됐다. 베테랑으로 성장할수록 이런 류의 영화에 더 마음이 끌리는 것은 아닐까.
“그런 측면이 있겠죠, 특히 두 영화는 모두 각본이 완벽했어요. 보통의 각본은 한 두 군데 허술한 곳이 있어요. 이 부분만 고치면 좋겠는데, 라는 아쉬움을 남겨요. 그런데 ‘미씽’ ‘싱글라이더’는 고치고 싶은 부분이 없었어요.”
그는 30, 40, 50대 가장들이 많이 공감할 영화라고 설명했다.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소중한 가치를 놓치고 살아온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공효진은 ‘미씽’ ‘싱글라이더’와 드라마 ‘질투의 화신’ 등을 찍으며 쉼 없이 달렸다. 이제 당분간 쉬면서 재충전의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
[사진 제공 = 워너브러더스]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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