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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볼 줄이 제대로 날아갔다."
kt 김영환이 24일 LG와의 원정경기 종료와 동시에 터트린 위닝 3점 버저비터는 KBL 역사상 손에 꼽을만한 클러치슛으로 기억될 듯하다. 2점 뒤진 팀의 에이스가 3점슛으로 경기를 끝냈다는 점, 3점슛 자세가 불안정했다는 게 포인트다.
1월 31일 빅딜을 성사한 팀들의 첫 맞대결이었다. 빅딜 당사자가 친정에, 그것도 친정 홈구장에서 제대로 비수를 꽂았다. 현장에 있던 양 팀 관계자들, 창원체육관을 찾은 농구 팬들, 심지어 기사를 마감하던 기자도 순간적으로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상황을 짚어보자. LG의 76-74 리드였다. 74-74서 김시래가 경기종료 4초전 효율적인 패스게임을 통해 좌중간에서 찬스를 잡았다. 뱅크슛을 림에 적중, 극적으로 리드를 잡았다. 모든 사람이 결승득점이라고 생각했다.
더구나 kt는 3~4쿼터 작전시간을 모두 소진한 상태였다. 작전시간이 남았다면 작전시간 이후 하프라인에서 공격을 시도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 그만큼 불리했다. 그런데 김시래가 경기종료 2.4초를 남기고 이재도에게 파울을 했다. 팀 파울에 걸리지 않은 상황서 시간을 소진, 수비를 재정비하려는 의도였다.
kt의 아웃 오브 바운드는 하프라인도 넘어서지 못한 지점에서 진행됐다. 여전히 확률상 LG에 절대적으로 유리했다. 그런데 이재도가 곧바로 상대코트 우중간 3점슛 라인 부근의 김영환에게 정확하게 패스했다.
김영환의 수비자 기승호가 바짝 붙었다. 그리고 제임스 메이스가 자신의 공격수를 버리고 두 팔을 바짝 들어 김영환에게 접근했다. 공을 잡은 김영환은 기승호와 메이스 사이에서 점프를 하면서 최대한 시야를 확보했다. 동시에 왼손으로 훅슛을 던졌다. 김영환이 왼손잡이지만, 자세를 제대로 잡고 슛을 던질 시간은 없었다. 두 명의 수비수가 바짝 붙은 걸 감안하면 자세를 제대로 잡고 슛을 던진다고 해도 들어간다는 보장이 없었다. 그래서 김영환은 급한대로 훅슛을 던져 마지막 기회를 노렸다. 수비수들에게 막혀 림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한 채 감각적으로 던졌다. 누구도 그 슛이 림을 통과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그런데 슛 포물선이 범상치 않았다. 공은 백보드와 림을 차례로 맞고 그물을 갈랐다. 위닝 3점 버저비터. kt의 극적인 77-76 승리였다. LG는 비디오판독을 요청했다. 하지만, 심판진은 판독 결과 김영환의 3득점을 인정했다.
일단 LG의 수비미스였다. 김진 감독은 "팀 파울이 남아있었는데 활용하지 못했다"라고 아쉬워했다. 김시래가 2.4초전 파울로 끊었으나 여전히 팀 파울은 3개였다. 파울을 너무 많이 해도 곤란하지만, 너무 소극적이어도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게 증명된 순간이었다.
LG는 김영환을 상대로 육탄방어를 해야 했다. 팀 파울이 걸리지 않았으니 시간을 소진, 다시 아웃 오브 바운드를 내주면 된다. 기승호와 메이스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그 전에 이재도의 패스를 김영환이 편안하게 잡도록 한 게 뼈 아팠다. 공을 제대로 잡지 못하게 몸싸움을 펼쳐야 했다.
김영환은 위닝 버저비터를 담담하게 회상했다. "재도에게 무조건 내게 공을 달라고 했다"라고 털어놨다. 자신감이 있었다는 뜻이다. 이어 "팀 연습부터 진지하게 한다. 장거리 훅슛을 거의 던지지 않는 편이다. 그런 슛은 1년에 1~2번 던진다"라고 했다.
kt로선 엄청난 행운이었다. 한 농구관계자는 "점프를 해서 훅슛을 던졌다. 그 자세에선 대부분 슛이 들어가는 건 고사하고 림 근처까지 날아가지도 않는다. 선수들끼리 심심풀이로 장거리슛 내기를 하지만, 훅슛을 해도 서서 던지지 점프해서 던지지는 않는다"라고 했다. 김영환이 평소 그런 슛을 연습하지 않는다고 전하자 더욱 놀라운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보통 가드가 버저비터를 자주 넣는다. 평소에 멀리, 정확히 패스하는 연습을 많이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다른 농구관계자는 "그만큼 김영환의 손 감각과 집중력이 좋다는 뜻이다. 슈팅능력이 좋지 않은 선수에겐 그런 행운이 절대 따라오지 않는다"라고 했다. 김영환은 기본적으로 슈팅능력이 좋은 선수다.
행운의 슛이었지만, 김영환은 행운을 누릴 자격이 있다. 그는 "오전부터 슛 감각이 좋았다. 손에 걸릴 때부터 느낌이 좋았다. 볼 줄이 제대로 날아갔고, 들어갔다. kt 승리가 기쁘면서도 옛 소속팀 LG에 미안한 마음도 있다"라고 말했다.
[김영환.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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