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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재판부는 단호했고, 강정호(30, 피츠버그)는 말이 없었다.
강정호의 선고 공판이 열리던 3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서관. 강정호의 향후 거취가 결정될 수 있는 중요한 공판이었기에 많은 취재진들이 재판장에 몰려들었다. 강정호는 말끔한 정장 차림으로 동승자 유모씨와 함께 재판장에 들어섰다.
강정호는 지난해 12월 서울 삼성동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달아났다. 당시 혈중알콜농도는 면허정지 수준이었고, 사고가 2009년 이후 3번째 음주운전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며 면허가 취소됐다. 검찰은 당시 그를 벌금 1천5백만원에 약식 기소했지만 법원이 사안이 심각하다는 판단 아래 정식 재판에 회부했다. 그리고 검찰은 지난달 22일 열린 공판에서 강정호에게 벌금 1500만원을 구형했다.
이날 공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 조광국 판사는 먼저 음주운전이라는 죄책의 심각성을 역설했다. “음주운전은 무고한 시민들이 다칠 수 있는 잠재적으로 중대한 범죄다. 그러나 정작 음주운전을 하는 사람들은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고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 도로교통법 상 2회 이상 음주운전 시 가중 처벌을 할 수 있다. 최소 징역 1년 이상도 선고가 가능하다. 입법자들이 범죄의 중대성을 심각하게 인식한다는 대목이다”라는 게 조 판사의 설명.
그러면서 강정호의 3번째 음주운전 및 사고 발생 직후 도주를 심각한 사안으로 받아들였다. 조 판사는 “강정호 피고인은 이미 2차례나 벌금형으로 처벌을 받았는데도 또 다시 음주운전을 했다. 이번에는 운전에 그치지 않고 사고가 났고, 피고인은 별다른 조치 없이 사고 현장을 이탈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단호했다. 강정호 측의 비자 발급을 위해선 벌금형이 그대로 유지돼야 했지만 조 판사는 “피고인의 죄가 결코 가볍지 않다. 이미 벌금형을 2차례나 선고받았다. 이제 더 이상의 별금형 선고는 형벌에서 경고의 기능을 할 수 없다”라며 징역형을 선고했다. 다만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는 점, 피해자들과 모두 합의를 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집행유예를 선택하기로 했다”고 최종 판결했다.
선고 공판이 끝나고 강정호는 급히 재판장을 빠져나갔다. 예상을 깬 1심에 표정은 일그러졌다. 서울중앙지법 서관 앞에 많은 카메라들과 취재진이 몰려들어 수차례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그는 “죄송하다”는 짧은 말과 함께 차량으로 이동해 법원을 떠났다. 재판부는 단호했고, 강정호는 일그러진 표정으로 재판장을 떠났다.
[강정호.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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