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다른 팀 경기인데 손에 땀이 났다."
KB 안덕수 감독은 3일 우리은행과의 홈 경기를 앞두고 "어제 KDB생명이 이길 것에 대비, 선수들에게 미리 말해뒀다"라고 털어놨다. 5점 내외 박빙승부로 마지막까지 가면 총력전을 펼쳐 플레이오프행 확정을 노리고, 아니면 총력전을 펼치지 않고 5일 KDB생명과의 최종전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KB로선 승산이 낮은 우리은행전보다는 체력을 비축, 이틀 뒤 벌어지는 KDB생명전을 대비하는 게 낫다.
그 전에 안 감독은 2일 신한은행-KDB생명전을 간절히 기도하는 심정으로 지켜봤다. 신한은행만큼 신한은행의 승리를 기대했다. KDB생명이 지면 KB의 플레이오프 진출이 확정되기 때문. 결국 KB는 신한은행의 도움으로 10일부터 시작하는 삼성생명과의 3전2선승제 플레이오프를 준비할 시간을 조금 더 벌었다.
KB는 편안한 마음으로 우리은행전을 맞이했다. 안 감독은 "그래도 똑같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했다. 하지만, 심리적인 안도감, 방심은 어쩔 수 없다. KB의 스타트는 최악이었다. 1분26초만에 김진영이 페넌트레이션 득점을 올린 뒤 1쿼터 종료 1분4초전 박지수의 어시스트를 김보미가 3점포로 처리하기까지 약 7분30초간 무득점에 시달렸다. 박지수가 매치업 상대 이선화를 따돌리고 카라 블렉스턴, 혹은 플레넷 피어슨에게 또박또박 찬스를 내줬다. 그러나 손쉬운 골밑슛 실패가 잦았다.
그 사이 이선화의 중거리포가 폭발했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아직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은 양지희 대신 이선화를 선발 투입했다. 이선화는 박혜진, 임영희와의 연계플레이를 통해 잇따라 정확한 야투 능력을 선보였다. 본래 중거리슛이 최대 장점이다.
챔피언결정전을 준비하는 우리은행. 이선화가 양지희 백업으로서 쏠쏠하게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1쿼터 막판 투입된 양지희는 박지수와 매치업됐으나 힘에서 박지수에게 밀렸다. 박지수는 양지희를 상대로 손쉽게 득점을 만들었다. 안 감독과 위성우 감독은 두 팀이 챔프전서 만날 경우 박지수가 양지희와의 매치업서 근소한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2쿼터에는 모니크 커리의 득점이 폭발했다. 매치업 상대 플레넷 피어슨이 큰 부담이 없었다. 잇따라 3점포와 중거리포를 터트렸다. 그러면서 스코어가 20점 내외로 벌어졌다. 양지희는 박지수가 빠진 사이 정미란을 상대로 연이어 중거리슛을 터트렸다.
KB는 3쿼터 초반 전투력을 끌어올렸다. 심성영, 김보미의 3점포, 피어슨의 연속 득점이 나왔다. 박지수는 속공 레이업 득점 과정에서 존쿠엘 존스의 블록을 피하지 못했으나 반칙에 의한 자유투를 얻었다. 그러나 느린 그림상 존스의 반칙은 의구심이 갔다.
우리은행은 자비를 베풀지 않았다. 곧바로 정비, 임영희와 김단비의 연이은 3점포로 달아났다. KB는 우리은행 스크린에 전혀 대처하지 못했다. 스위치나 도움수비가 되지 않았다. 역시 우리은행은 조그마한 틈을 놓치지 않는다. 3쿼터 초반 턴오버가 잦았고, 슛 미스도 나왔지만, 곧바로 정비했다. 그 과정에서도 위 감독은 지속적으로 다양한 선수조합을 테스트했다.
존쿠엘 존스가 3쿼터 1분52초전, 양지희가 경기종료 8분26초전 잇따라 파울트러블에 걸렸다. 그러나 존스와 양지희는 버텨냈다. 반대로 KB가 적극적으로 수비할 수 없는 존스와 양지희를 활용하지 못했다. 박지수와 피어슨의 연계플레이를 집중적으로 활용하지 못했다. 그 사이 점수 차는 벌어졌다. 경기종료 2분45초전 우리은행의 21점 리드. 승부는 그대로 끝났다. 우리은행의 78-60 승리.
우리은행은 예년에 비해 선수활용폭이 넓어졌다. 올 시즌 김단비, 최은실을 발굴했다. 홍보람도 예전의 기량을 회복시켰다. 시즌 막판에는 실업에서 돌아온 이선화마저 컨디션을 끌어올리게 하고 있다. 무릎 부상에서 회복 중인 양지희도 챔피언결정전에는 7~80% 컨디션을 만들 것이라는 게 위 감독 전망이다. 조커 커리도 건재하다. 박혜진, 임영희 존쿠엘 존스로 이어지는 삼각편대는 더 이상 설명할 것도 없다. 삼성생명이든, KB든 우리은행이 확실히 앞서는 전력인 건 분명하다.
KB는 강아정이 10일 플레이오프 1차전에 맞춰 돌아온다. 왼쪽 새끼발가락에 경미한 골절이 있다. 박지수 효과는 여전하다. 다만, 피어슨과 카라의 전투력에 기복이 있는 게 고민이다. 박지수 효과가 아무리 강력해도 두 외국선수, 강아정이 받쳐줘야 시너지효과를 낸다. 안 감독도 "플레이오프서 외국선수들이 잘 해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박혜진.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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