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수원 윤욱재 기자] 한국전력 세터 강민웅은 최근 배구계에서 그 누구보다 마음 고생이 심했던 선수다. '유니폼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면서 불면의 밤을 지새야 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때 그 악몽에서 벗어난지 오래. 한국전력은 3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NH농협 2016-2017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강민웅의 활약과 더불어 3-1로 승리, 봄 배구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유니폼 사건 이후 다시 만난 대한항공. 강민웅은 "당시 팀에 엄청난 민폐를 끼쳤다고 생각한다. 이후 2연패를 더했다. 지난 삼성화재전에서 다시 리듬과 컨디션이 정상으로 돌아와 다행이었다"라면서 "팀에 민폐를 끼친 것을 만회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대한항공이 축포를 터뜨리게 하고 싶지 않았다. '절대 여기서 우승하지 못하게 하자'고 이야기를 나눴고 나도 그 생각을 많이 했다"고 이날 경기에서의 각오가 남달랐음을 말했다.
강민웅은 당시 심경도 밝혔다. "정신병에 걸릴 뻔했다. 정말 중요한 경기였고 당시 대한항공 선수들의 컨디션도 좋지 않아 충분히 잡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런데 내가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했고 사건이 커졌다"는 그는 "주변에서는 '괜찮다. 빨리 잊으라'고 하는데 도저히 그럴 수가 없더라. 그날 밤을 꼬박 샜다. 결국 마지막에 든 생각은 '어차피 해야 하는 일이니 빨리 털고 다음 경기 준비하자'는 것이었다"고 마음고생이 컸던 그간 과정을 털어놨다.
다행히 그는 "지금은 정말 괜찮다"고 말한다. 한편 이날 자신에 토스에 대해서는 "7~80점이다"라고 점수를 매긴 그는 "내 생각에 그렇게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라면서 "중요한 순간에 큰 실수가 없어서 다행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강민웅. 사진 = KOVO 제공]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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