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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승부의 균형이 갑작스럽게 깨졌다.
5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 전자랜드와 kt의 시즌 마지막 맞대결. 6위가 확정되지 않은 전자랜드는 물론이고, 다음 시즌을 바라보는 kt도 유종의 미가 필요하다. 당연히 물러설 수 없는 한 판. 다만, 최근 전자랜드는 3일 모비스전서 완패했고, kt도 2연패로 주춤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최근 주춤했던 흐름이 아니었다. 양 팀 모두 활발한 공격작업이 돋보였다. 전자랜드는 신인 강상재가 돌아왔고, 정효근도 돋보였다. 장신 포워드들이 내, 외곽을 오가며 kt의 낮은 높이를 건드렸고, 세트오펜스와 얼리오펜스가 적절히 배합됐다.
심지어 그동안 소극적인 공격이 아쉬웠던 외국선수 커스버트 빅터도 작정하고 적극적으로 경기에 임했다. 아무래도 kt 골밑이 낮다보니 신장이 크지 않은 빅터로선 자신감이 있었다. 중거리슛과 골밑 돌파로 적지 않은 점수를 쌓았다.
그러나 kt도 만만치 않았다. 리온 윌리엄스와 김영환이 중심을 잡기 시작한 뒤 쉽게 무너지는 경기가 드물다. 이재도와 김영환, 이재도와 윌리엄스의 연계플레이는 물론, 또 다른 외국선수 라킴 잭슨도 점점 득점력을 끌어올려왔다. 2쿼터 막판 약 30초 남긴 상황서 김종범과 이재도가 잇따라 3점포를 만든 게 그 예다. 확실히 최근 kt 공격작업은 괜찮다. 좋은 패스게임이 곁들여졌다.
그런데 3쿼터에 갑작스럽게 흐름이 바뀌었다. 전자랜드는 빅터, 정영삼, 박찬희, 강상재 등 국내선수들과 외국선수들의 조화로운 연계플레이가 이어졌다. 박찬희의 어시스트를 강상재가 마무리하고, 정병국의 속공 전개를 정영삼이 3점포로 처리한 게 눈에 띄었다.
그러나 kt는 윌리엄스에게 의존한 채 국내선수들이 순간적으로 정체됐다. 집중력이 뚝 떨어지면서 스코어가 벌어졌다. 공격에서 흐름이 끊기면서 수비 응집력도 약화됐다. 전자랜드는 스크린을 받고 공간을 만든 뒤 효율적인 패스게임으로 잇따라 외곽슛 찬스를 만들었다. 강상재, 정영삼이 연이어 3점포를 터트려 달아났다.
그리고 4쿼터. kt는 김현민이 경기종료 6분8초전 골밑 득점을 올리기 전까지 단 1점도 넣지 못했다. 연계플레이가 무뎌졌고, 쉬운 슛 실수가 계속 나왔다. 실책까지 쏟아지면서 자멸했다. 내, 외곽의 조화, 세트오펜스와 얼리오펜스 조화가 돋보인 전자랜드는 kt의 턴오버를 잇따라 속공 득점으로 연결, 순식간에 20점 내외로 달아나며 승부를 갈랐다. 김현민이 첫 득점을 올릴 때 이미 전자랜드는 정영삼의 연속득점, 아스카, 강상재의 득점으로 달아난 뒤였다.
전자랜드는 그동안 골 결정력 부족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4~5번 높이가 좋지 않지만, 수비 시스템은 견고하다. 공격력이 문제였는데,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한 kt를 상대로 자신감을 찾았다. 전력이 좋은 팀들을 상대로 정교한 연계플레이를 다듬어 공격력을 유지하는 게 관건이다.
kt는 3쿼터 초반까지 잘 해놓고 경기 막판 와르르 무너졌다. 최근 좀처럼 볼 수 없었던 모습이지만, 오랜만에 좋지 않은 모습이 나왔다. 정비가 필요하다.
[강상재.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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