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
[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싱어송라이터 박지윤의 정규 9집을 쭉 듣다가 문득 슬퍼졌다. 중간 중간 '오'(O)나 '기적' 같이 이별이나 상실의 감정이 아닌 곡들도 있지만, 전체적인 멜로디는 한 없이 잔잔하고 때로는 극도로 우울했다.
이번 앨범 10트랙 중 8곡은 박지윤이 직접 멜로디를 짜고, 가사를 썼다. 타인의 손을 빌리지 않은 박지윤 고유의 감성이 오롯이 담긴 노래들엔 어쩐지 슬픔과 상실, 그리움이 가득 메우고 있었다. 당연히 궁금했다. 무엇이 박지윤을 슬프게 했던 걸까.
'앨범 속에 외로움과 슬픔이 많다'고 했더니, 박지윤은 "삶이라는 게 늘 외롭죠"라고 답했다. "일상을 살면서 외로움을 느끼죠. 누구나 그렇듯이. 외롭지 않으려고 사람들을 사랑하지만, 우리는 어쩔 수 없는 혼자이고, 그런 숙명이니까요."
박지윤은 햇수로 4년 동안 이번 앨범을 준비했다고 했다. 차근 차근, 하나 하나 직접 만들어 꽤 오래 걸렸다. 10곡이 채워진 이번 앨범을 관통하는 것은 '슬픔'이었다. "저에게 있어서는 슬픈 감정들이 늘 크게 다가오는 거 같아요. 그런 것들이 저한테는 영향을 많이 주는 거 같아요. 물론, 제 음악에도 큰 원천이 되죠. 제 노래는 다 조금 우울하잖아요."
이번 앨범을 만들면서 과정 자체를 즐기게 됐다. 그 안에는 행복이 있었다. "9집 앨범 자체가 행복"이라고 말한 박지윤은 "녹음을 할 때도, 음악이 완성되어 가는 과정을 볼 때도 정말 행복했다"고 돌아봤다.
박지윤은 대다수의 대중이 들을 만한 음악이 아니라, 스스로 행복한 음악에서 시작하고 싶다고 바랐다. "소위 1등할 수 있는 음악, 많은 대중이 들을만한 음악이 아니라, 다수는 아니더라도 비록 소수더라도 의미 있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을 하자는 것에 있어 시작점이 다른 거 같아요. 다수가 아니라 소수일지라도 감정을 공유할 수 있다면 작지만 의미 있는 일이라는 생각을 해요."
사소한 일상 속에서도 더 예민하게 느끼고, 슬픔으로 음악을 짓는 박지윤은 싱어송라이터로서 한 걸음을 내딛고 있었다.
[사진 = 박지윤크리에이티브 제공]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