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3B에서 터진 박수, 이스라엘전 웃픈 순간

[마이데일리 = 고척돔 윤욱재 기자] "만만치 않을 것이다"란 평가가 잇따랐지만 승부는 의외로 치열했고 끝내 패배의 쓴잔을 들이켰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A조 이스라엘과의 경기에서 1-2로 패했다.

경기는 팽팽했다. 쉽게 점수를 뽑지 못했다. 1-1 동점에서 맞이한 7회초. 마운드에 좌완투수 이현승이 버티고 있었으나 어느새 만루 위기에 봉착하고 말았다. 2사 만루에서 만난 타자는 블레이크 게일런. 이현승은 연거푸 볼 3개를 던지면서 밀어내기 실점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그런데 이때 관중석에서는 오히려 박수가 터져 나왔다. 3B로 위기에 몰린 이현승을 박수로 격려한 것. 4구째 마침내 기다렸던 스트라이크가 들어가자 그 환호성은 더 커졌다.

5구째 들어간 공은 낮게 제구된 것이었다. 나이트 주심은 이를 스트라이크로 선언, 볼이라 판단하고 출루 채비를 하던 게일런을 막아섰다. 풀카운트 승부. 결국 게일런의 타구는 유격수 김재호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갔고 한국은 1-1 동점을 유지했다.

만루 위기는 8회에 또 한번 찾아왔다. 임창민은 라이언 라반웨이를 고의4구로 1루를 채우면서 만루 작전을 폈지만 크리거에게 볼카운트 3B 1S로 몰리며 밀어내기 실점 위기에 봉착했다. 5번째 공을 던지려는 임창민에게 관중들은 또 한번 박수로 격려했다. 임창민은 5구와 6구 파울로 일단 풀카운트 승부를 이끈 뒤 7구째 3루 땅볼로 3루주자의 득점을 막았다.

다소 '웃픈' 상황이었다. 만루 위기에 3B까지 몰리지 않았다면 이와 같은 박수도 없었을지 모른다. 이날 한국 마운드는 볼넷 8개를 헌납했다. 1점으로 막은 게 다행이었을 정도다. 결국 한국은 임창민의 다음 투수로 오승환을 투입해 급한 불을 꺼야 했다. 많은 생각을 들게한 '3B에서의 격려'였다.

[이현승이 6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1라운드 A조 한국과 이스라엘 경기 7회초 2사 만루 위기를 벗어난 뒤 미소짓고 있다. 사진 = 고척돔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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