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인터뷰②] 박정민 "'동주', 배우의 길 맞나 싶을때 만났다"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이준익 감독님이 부르시면 언제나 달려가죠."

영화 '파수꾼'으로 지난 2011년 혜성처럼 충무로에 나타난 박정민은 지난해 이준익 감독의 영화 '동주'로 청룡영화상 신인남우상을 수상했다. 그에게 어떤 촬영에서 재미를 느꼈느냐 묻자 '파수꾼'과 '동주'가 나왔다.

"임팩트있게 기억에 남는 건 '파수꾼'과 '동주'예요. '더 킹'도 재미있었어요. 4회차밖에 안 나갔는데도 너무 즐거웠어요. 제가 좋아하는 선배들과 연기를 하는 것도 즐겁고, 굉장히 작은 역할로 나오는 저에게 장난 걸어주는 것도 즐거웠어요. '안투라지' 촬영 때도 너무 신기했어요. '내가 이 사람들과 촬영을?'이라는 생각에, 연예인 보는 것 같기도 했고요."

'동주'를 통해 박정민을 발탁한 이준익 감독은 그를 송몽규 캐릭터로 만들었다. '동주'는 사실 송몽규라는 감춰진 인물을 끄집어낸 작품이자, 흑백영화의 성공적 케이스다.

"이준익 감독님은 워낙 붙어있는 시간이 길었고 같이 얘기도 많이 나눴어요. 제가 사랑하는 감독님이에요. 또 한재림 감독님은 제가 '더 킹'에 많이 나온게 아님에도 잘 챙겨주셨어요. 영화 끝난 다음에도 자리가 있으면 잊지 않고 불러주셔서 감사해요. 유일하게 편집안된 배우 중 하나라고 치켜올려 주셔서 감사했어요."(웃음)

앞서 강하늘은 '동주' 촬영 이후 배우의 길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존인물을 표현한다는 데에서 왔던 부담감과 고민들이 반영된 결과였다. 하지만 박정민은 오히려 반대의 경우였다. 배우를 하는 게 맞을까, 고민했을 때 '동주'라는 한 줄기 빛을 만났다.

"배우를 계속 하는 게 맞을까, 싶었는데 '동주' 촬영 이후 더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고통스러운 반면에 '내가 이걸 즐거워하는 사람이구나'라는 것을 느꼈어요. 감독님을 만나고 스태프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제가 긴 인생을 산 건 아니지만 그 동안에 자발적으로 뭔가를 위해서 책을 펴서 공부를 한 게 처음이었거든요. 대본을 보다가 안 풀려서 직접 (윤동주 생가와 묘소를) 찾아간 거였는데 거기 앞에 선 순간 너무 부끄러웠어요. 울컥하더라고요. 제 자신이 너무 건방지다고 생각했고 죄송하다고만 하고 다시 왔어요."

박정민을 지금까지 있게 한 중요한 백그라운드는 부모님이다. 말 없이 그를 지지하는 아버지와 팬클럽에도 가입해 응원을 해주는 어머니의 곁에서 박정민은 팬들과도 행복하게 만나고 있다.

"공연할 때나 시사회 할 때 찾아와 주시는 분들 이름도 다 알아요. 저를 좋아해주시는 분들이고 제 편이 되는 분들이니까요. 라디오를 하러 가면 방송국에도 찾아와주시는데, 엄마가 그 분들에게 잘 하라고 했었어요.(웃음) 팬클럽 행사 있으면 엄마도 돈을 넣더라고요. 저한테 딱 걸렸어요."

'파수꾼' 이후 6년이 지났다. 그 때와 지금, 박정민에게 크게 달라진 점은 무엇일까.

"제가 느끼는 차이점은 별로 없어요. 힘들어하고 스트레스 받는 것은 똑같아요. 밖에서 보는 시선이 조금은 뿌듯해하는 분들도 있어요. 저는 지금 당장에 일이 풀리는구나, 라는 것은 없어요. 아직도 살얼음판 걷는 느낌이에요. 주변에서 응원해주시고 그러시던 분들이 조금씩 좋아하는 것들을 보면 기분이 좋아요. 엄마나 아버지도 이준익 감독님과 영화를 찍으면 좋아하고, '영화는 이준익이 잘 만들어'라고 하셨어요."(웃음)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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