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저 박혜진 선수에게 질문이 있는데요."
7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 한강홀. 2016-2017 삼성생명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과 박혜진, 삼성생명 임근배 감독과 박하나, KB 안덕수 감독과 강아정이 참석했다.
주인공은 단연 강아정이었다. 촌철살인 코멘트로 현장 분위기를 부드럽게 했고, 재미와 함께 숨겨진 진심까지 드러냈다. 강아정은 다섯글자로 플레이오프 각오를 말해달라는 질문에 "다 발라버려"라고 화끈하게 말했다.
다른 감독, 선수들은 자신의 팀이 우승한다는 뜻의 말을 내놓았을 뿐이었지만, 강아정은 화끈했다. 삼성생명 박하나가 플레이오프를 정규시즌의 연장전상으로 여기면서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대한 굳은 의지를 드러내자 "박하나에게 정규시즌과 플레이오프가 뭐가 다른지 보여주겠다"라고 응수했다.
심지어 사회를 맡은 KBSN 김기웅 캐스터와 박혜진에게 기습적으로 "박혜진 선수에게 질문이 있다, 해도 되나?"라고 말해 큰 호응을 얻었다. 강아정은 "강아정의 KB, 박하나의 삼성생명 중 어느 팀과 챔피언결정전을 치르고 싶나?"라고 물었다.
박혜진은 당황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그는 "강아정의 KB, 박하나의 삼성생명을 고르는 건 어렵다. 플레이오프가 3차전까지 갔으면 좋겠다. 요즘 여자농구가 재미없다고 하는데 3차전까지 가서 연장전도 가고 그랬으면 좋겠다. 힘을 많이 빼고 올라왔으면 한다"라고 나름대로 재치 있게 응수했다.
강아정의 놀라운 발언은 KB 팬들에겐 감동적으로 다가갔다. 우승공약으로 박혜진이 "위성우 감독을 밟겠다"라고 했고, 박하나가 "임근배 감독님에게 감사함을 느끼고 있어서 큰 절을 하겠다"라고 했다.
그러자 강아정은 안덕수 감독이 아닌 KB 팬들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는 "청주가 팬들의 열기가 대단하다. 프로 입단 후 우승을 단 한번도 하지 못했다. 선수들이 예쁘게 차려입고 일일카페 같은 것을 해서 팬들에게 대접하는 시간을 갖고 싶다. 요리는 정말 소질이 없지만, 서빙은 잘 할 자신이 있다"라고 했다. 미디어데이서 나오기 쉽지 않은, KB 팬들에겐 감동적인 코멘트였다. 그만큼 청주 팬들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 우승에 대한 의욕이 큰 듯하다.
[강아정.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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