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최창환 기자] 숱한 위기상황을 넘겼지만, 결국 피홈런 앞에서는 장사 없었다.
대표팀이 대포 2방에 무너졌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WBC 대표팀은 7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네덜란드와의 2017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1라운드 A조 2차전에서 0-5로 패했다. 투타에 걸쳐 총체적 난국에 몰린 채 당한 패배였고, 이 탓에 대표팀은 조기에 탈락할 수도 있는 운명에 놓였다.
벼랑 끝에 몰린 대표팀은 이날 ‘총력전’을 선언했다. 지난 6일 이스라엘전에 이어 네덜란드전마저 패하면, 2라운드에 진출할 가능성이 상당히 희박해지기 때문이다. 실제 김인식 감독은 경기에 앞서 “임창용과 양현종을 제외한 모든 투수가 대기할 것”이라 말했다.
임창용은 이스라엘전에서 1이닝 2피안타 1볼넷 1실점(1자책), 패전투수가 됐다. 투구수 제한(25개)에 걸리진 않았지만, 컨디션 회복을 위한 시간이 필요한 터. 양현종은 오는 9일 열리는 대만전 선발투수로 내정된 상황이었다.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는 상황서 맞이한 네덜란드전. 초반에 대등한 승부를 이어가는 게 중요했지만, 대표팀은 초반부터 흔들렸다. 우규민이 1회말 선두타자 안드렐톤 시몬스에게 좌전안타를 맞은데 이어 주릭슨 프로파에게 우측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25m 투런홈런을 허용한 것.
대표팀은 이후 찾아온 위기를 아슬아슬하게 넘겼다. 우규민은 1회말 2실점 후 잰더 보가츠에게 3루타까지 맞았지만, 블라디미르 발렌틴-조나단 스쿱-디디 그레고리우스를 범타 처리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자칫 1회말부터 급격히 네덜란드 쪽으로 기울 수 있었던 분위기를 힘겹게 빼앗은 것이다.
2회말 2사 후 랜돌프 오두버의 안타 및 도루, 시몬스의 적시타가 나오며 0-3까지 뒤처졌으나 이후 우규민은 안정감을 되찾았다. 특히 3회말은 변화구 위주로 네덜란드 타선에 맞서 삼자범퇴로 한숨을 돌렸다.
우규민은 4회말 2사 1루에 몰린 채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원종현이 후속타를 막아내 3점차는 유지가 됐다. 타선이 분위기를 뒤집는 득점을 만들어낸다면, 충분히 중후반 이후 승부수를 띄울 수 있을 듯했다. 적어도 6회말 ‘한 방’이 나오기 전까진 그랬다.
원종현은 6회말 디디 그레고리우스와 커트 스미스를 범타 처리했지만, 다셴코 리카르도에겐 좌전안타를 맞았다. 불행의 시작이었다. 원종현은 이후 타석에 들어선 랜돌프 오두버에게 좌측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20m 투런홈런을 허용했다. 눈 깜짝할 사이 격차가 3점에서 5점까지 벌어지는 순간이었다.
대표팀은 3번째 투수로 투입된 차우찬이 더 이상의 실점을 범하지 않았지만, 끝내 빼앗긴 분위기를 되찾는 데에는 실패했다. 타선은 6안타 4볼넷을 얻어내고도 후속타 불발로 1득점도 못 뽑았다. 마운드는 마운드대로, 타선은 타선대로 ‘답’을 못 찾은 경기였다.
대표팀은 오는 9일 열리는 대만과의 A조 3차전에 양현종이 선발 등판하지만, 운명은 이에 앞서 갈릴 수도 있다. 네덜란드가 오는 8일 열리는 대만전에서 이기면, 대표팀은 탈락이 확정된다. 애초 목표로 내건 2라운드 진출이 아닌, A조 꼴찌탈출을 두고 싸우는 수모를 당할 수도 있는 처지인 셈이다.
[우규민(상), 원종현(하). 사진 = 고척돔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日 언론 “한국, 개막전 의외의 패배…사상 최약체 혹평”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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