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인천 장은상 기자] ‘우승’이라는 단어의 무게감을 실감케 한 경기였다.
대한항공은 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6-2017 V리그 남자부 삼성화재와의 6라운드 맞대결에서 세트 스코어 3-2(25-17, 23-25, 25-20, 20-25, 15-13)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승점 72점 고지를 밟은 대한항공은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었다.
최근 상위권 팀과의 대결에서 연달아 패했던 대한항공은 우승 기회를 목전에서 두 번이나 놓쳤다. 지난 2월 2위 현대캐피탈과의 맞대결에서 0-3으로 완패했고, 지난 3일 한국전력과의 맞대결에서는 1-3 패배를 당했다. 자력 우승의 기회는 점점 뒤로 미뤄졌다.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은 지난 3일 한국전력전을 마친 뒤 “우승이란 것이 정말 힘든 것 같다. 어디서든 상관없으니 빨리 우승을 확정 지을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후 맞이한 첫 번째 기회. 공교롭게도 우승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는 장소는 홈 계양체육관이었다. 앞선 여자부 경기에서 같은 연고지 팀인 흥국생명이 우승을 확정지었기 때문에 박 감독의 마음은 더욱 급했다. 2전 3기의 도전 정신은 더욱 불타올랐다.
그러나 상대가 만만치 않았다. 봄 배구를 향해 전력을 쏟아 붓고 있는 전통의 강호 삼성화재가 앞을 가로막았다. 대한항공은 높이의 힘을 앞세워 1세트를 선취 했으나 이후 세트서 상대 주포 라인을 막지 못하며 고전했다. 흥국생명이 셧아웃 완승으로 우승을 차지한 것에 비하면 대한항공이 걷는 길은 매우 험했다.
세트를 주고받는 접전은 결국 승부를 5세트로 몰고 갔다. 세트 초반 분위기를 내준 대한항공은 가스파리니의 강서브와 상대 범실을 틈 타 8점 고지를 선점했다. 이후에는 운이 따랐다. 박철우의 범실이 연달아 나오면서 최종 5세트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어렵게 어렵게 따낸 우승이었다. 대한항공은 이 순간을 6년간 기다렸다.
[포효하는 가스파리니, 접전 펼치는 대한항공과 삼성화재.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장은상 기자 silverup@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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