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최창환 기자] “나는 이게 마지막인데, 이렇게 돼 가슴 아프다.”
WBC 대표팀이 벼랑 끝에 몰렸다. 김인식 감독으로선 WBC와 관련해 씁쓸한 추억이 늘어난 셈이 됐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WBC 대표팀은 2017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1라운드 A조 최하위에 머물러있다. 이스라엘과 네덜란드에 연달아 패했고, 8일 네덜란드가 대만을 꺾으면 탈락이 확정된다.
김인식 감독은 이번 대회 전까지 WBC에서 줄곧 대표팀을 좋은 성적으로 이끌었다. 초대 대회였던 2006년 4강에 이어 2009년에는 준우승까지 안겼다.
하지만 2017년 대회는 총체적 난국이다. 투수들의 위력이 약 10년 전에 비해 현저히 줄어들었고, 타선의 응집력도 떨어지는 모습이다. 실제 대표팀은 2경기서 총 19이닝 동안 1득점에 그쳤다.
“1회 때는 박찬호 등 메이저리거들이 제 역할을 했다. 2회 때도 봉중근, 정현욱이 기대 이상으로 잘해줬다”라고 운을 뗀 김인식 감독은 “지금은 양쪽(투수, 타자) 모두 떨어지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김인식 감독은 이어 0-5 완패를 당한 지난 7일 네덜란드전에 대해 “상대가 확실히 잘했다. 수준 차이가 있었고, 내야수들의 수비력도 좋았다. 우규민은 볼 끝에 힘이 떨어져서 홈런을 허용했던 것”이라고 견해를 전했다.
김인식 감독은 2009년 한화 이글스 감독을 끝으로 한동안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약 8년 만에 대표팀 사령탑을 맡으며 ‘유종의 미’를 바랐지만, 오히려 2연패를 당해 벼랑 끝에 몰렸다. 대표팀의 경기 내용도 2000년대 후반과 비교했을 때 끈끈함이 떨어진다는 평이다.
김인식 감독은 “나는 이게 마지막인데, 이렇게 돼 가슴 아프다”라며 씁쓸함을 표했다. 김인식 감독은 이어 “2회 대회 결승에서 스즈키 이치로에게 결승타를 맞았던 순간은 두고두고 생각이 난다. 이 대회에서 아쉬움이 또 하나 늘었다. 이스라엘전에서 끝내 1득점을 추가로 뽑아내지 못한 게 아쉽다. 물론 모든 건 감독 책임”이라고 덧붙였다. 대표팀은 지난 6일 열린 이스라엘전에서 1-2로 패한 바 있다.
대표팀은 이스라엘전에서 오승환이 8회초 구원 등판, 위력적인 투구로 불을 껐다. 오승환이 교체되기 전 결승타점이 나오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였을 터. 하지만 대표팀은 끝내 찬스를 못 살려 연장전까지 치른 끝에 졌다. 불행의 시작이었다.
김인식 감독은 “오승환을 더 던지게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었다. 1이닝만 던지게 해야 했고, 위기상황서 잘 던졌다. 그보다 ‘이용규가 번트를 성공했으면…’이라는 생각이 남는다. 번트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타자인데…. 물론 선수는 최선을 다했다”라고 말했다. 김인식 감독은 이어 “어쨌든 감독 책임”이라며 또 한 번 아쉬움을 곱씹었다.
[김인식 감독. 사진 = 고척돔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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