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두 얼굴의 헤인즈다.
올 시즌 현장에선 "애런 헤인즈(오리온)의 폭발력이 예전보다 떨어진 것 같다"라는 말이 들린다. 헤인즈는 발목부상에서 회복된 이후 미드레인지 슛의 정확성, 활동량과 수비력이 조금 둔화된 측면이 있다. 즉, 경기막판 승부처를 지배하는 특유의 힘이 조금 떨어진 느낌이 있다.
헤인즈는 리드미컬한 스텝과 빠른 순간 스피드에 의한 돌파, 정확한 중거리슛이 장점이다. 득점은 물론, 리바운드와 수비 요령도 좋다. 힘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풍부한 KBL 경험을 바탕으로 상대 빅맨들의 길목을 저지하는 능력이 준수하다. 정통센터는 아니지만, 여전히 골밑에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포워드다.
센터가 없는 오리온은 올 시즌 유독 부상자가 많다. 주축 멤버들이 돌아가면서 부상을 당했다. 로테이션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금도 김동욱이 출전하지 못한다. 장재석도 발목 상태가 좋지 않다. 즉, 나머지 선수들의 골밑 수비 부담이 크다. 팀 시스템상 도움수비에 대한 체력 부담이 극심한 시즌 막판이다.
지금 오리온은 골밑에서 극한의 어려움과 맞서 싸우는 중이다. 4~5번 높이가 그렇게 빼어나지 않은 kt, 전자랜드를 상대로 잇따라 결정적 리바운드를 내주고, 경기를 압도하지 못하는 건 우연이 아니었다.
그래서 에이스의 존재감이 중요하다. 조직력에 누수가 있어도 에이스가 중심을 잡으면 팀은 최대한 견고하게 돌아갈 수 있다. 그러나 농구관계자들의 지적대로 헤인즈의 주춤한 폭발력이 팀에 분명히 좋지 않은 영향도 미친다. 오리온은 헤인즈 복귀 후 13승8패다. 승부처를 장악한 경기만큼 내준 경기도 적지 않았다.
헤인즈의 KBL 통산 야투율은 55.7%다. 올 시즌은 53.5%다. 그런데 부상에서 돌아온 1월12일 이후에는 49.6%다. 물론 지난시즌 야투율이 59%로 엄청났다. 하지만, 지난 시즌, 부상 전과 비교할 때 다소 떨어진 건 분명하다. 헤인즈의 야투율 감소는 오리온이 상대와 안정적으로 2점을 주고 받는 힘이 약간 떨어진 걸 의미한다.
헤인즈는 36세 노장이다. 추일승 감독은 "예전보다 순발력이나 운동능력이 떨어진 건 맞다"라고 분석했다. 힘 좋은 정통센터에게 밀리면서 골밑 득점이나 리바운드를 쉽게 내주는 경우도 많다. 야투율이 떨어진 상황서 보이지 않는 수비에서의 손실도 있다. 오리온이 거의 매 경기 쉽게 풀어가지 못하는 원인 중 하나다.
그러나 헤인즈는 여전히 헤인즈다. 한 농구관계자는 "야투율도 떨어졌고, 하지 않아도 될 도움수비를 하다 결정적 외곽포를 맞는 경우도 있었다"라면서도 "그래도 헤인즈는 헤인즈다. 여전히 승부처에서 골 결정력은 KBL 톱클래스"라고 했다. 타 구단 한 관계자도 "예전보다 못하긴 해도 헤인즈는 여전히 위협적이다"라고 단언했다.
올 시즌 오리온은 악전고투 속에서도 단독 2위다. 헤인즈가 경기 막판 접전 상황서 림에 꽂은 클러치샷이 수 없이 많았다. 11일 전자랜드전은 물론이고 2월 9일 KCC전(전주)서도 경기종료와 동시에 결승득점을 직접 올렸다. 끝내기 버저비터 외에도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결정적 승부처에 점수를 만들어냈다. 수비자 파울을 얻어내는 능력이 탁월하고, 통산 자유투성공률도 81%로 여전히 좋다. 예전보다 어시스트를 많이 하면서 동료들과 효율적인 연계플레이를 펼친다. 득점력, 야투율이 떨어져도 여전히 팀 공헌은 높다.
그만큼 KBL 선수들의 특성을 잘 알고, 노련하다. KBL 9시즌째다. 어지간한 국내선수들보다도 KBL 경험이 풍부하다. 11일 전자랜드전 종료 6분44초전 공격 실패 후 심판에게 강하게 어필한 것도 의도적인 액션이었다는 게 헤인즈 설명이다. 그는 "그 전에 몇 차례 전자랜드 선수들이 파울을 인정했는데도 심판이 인정하지 않고 넘어갔다. 의도적으로 항의했고, 경기가 잘 풀렸다"라고 했다.
전자랜드전 버저비터도 헤인즈의 노련함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경기종료 10여초전 탑에서 공을 잡은 헤인즈는 제임스 켈리가 바짝 달라붙자 돌파하다 우중간의 이승현에게 잠시 공을 넘겨줬다. 이후 빈 공간으로 치고 들어가서 다시 공을 받아 버저비터 훅슛을 성공했다. 헤인즈는 "전자랜드 벤치에서 파울을 하라는 얘기를 들었다. 곧 할 것 같아서 곧바로 슛을 올려놨다"라고 했다. 절체절명의 승부처에 상대 벤치의 얘기까지 듣고 대처할 정도로 노련하다. 다른 외국선수들에겐 볼 수 없는 헤인즈만의 경쟁력이자 노련함이다.
경기지배력, 폭발력이란 단어는 추상적이다. 기록과 현장의 평가에 따르면 헤인즈가 예전보다 스탯과 묵직함이 떨어진 건 분명하다. 그러나 여전히 노련미로 상대를 압도할만한 저력을 갖고 있는 것도 분명하다. 시즌 막판, 플레이오프서 헤인즈의 경기력이 올 시즌 오리온의 최종성적과 밀접한 관계를 지닐 게 틀림없다.
헤인즈는 "스탯이 떨어진 건 신경 쓰지 않는다. 팀이 이기는 게 가장 중요하다. 시즌 막판에는 모든 선수가 체력적 문제를 겪는다. 경기가 없는 날 집에서 스트레칭을 많이 한다. 3년 전에 구입한 피로회복기구를 통해 컨디션을 관리한다"라고 말했다.
[헤인즈.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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