헥터 등판취소, KIA도 규정 알았지만 해석이 달랐다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모르고 그렇게 결정한 건 아니었다."

KIA-두산의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시범경기 개막전이 열린 14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 KIA는 세게 나왔다. 디펜딩챔피언 두산을 상대로 새 외국인투수 팻 딘을 선발등판시키고, 에이스 헥터 노에시를 연달아 투입하기로 했다.

그리고 이범호를 제외한 모든 주축타자를 선발라인업에 넣었다. 물론 새 외국인타자 로저 버나디나도 1번 톱타자로 출전시켰다. 하지만, 제동이 걸렸다. 결과적으로 딘, 헥터, 버나디나를 동시에 활용하게 되기 때문이다.

KIA의 이런 움직임을 KBO가 차단했다. KBO는 경기 직전 KIA에 외국인선수 규정(3명 보유 2명 출전)을 시범경기에도 지켜야 한다고 알렸다. 결국 KIA는 헥터를 기용하지 않았다. 대신 선발로 2이닝을 던지려던 딘에게 3이닝을 던지게 했다.

KBO리그 외국인선수 규정상 동일 경기에 2명의 선수까지 출전시킬 수 있다. 세부적인 부칙은 없다. 때문에 KBO는 당연히 정규시즌, 포스트시즌은 물론이고 시범경기에도 적용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KIA는 이 규정을 순간적으로 착각했던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KIA 관계자는 "규정을 모르고 그렇게 하려고 했던 건 아니다. 다만, 시범경기는 엔트리에 관계없이 KBO에 등록된 모든 선수가 출전할 수 있다고 해석해서 외국인선수도 3명을 모두 투입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KIA는 KBO의 유권해석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KIA의 해석도 아예 틀렸다고 볼 수는 없다. 시범경기에 1~2군을 분리 운영하지 않고, 육성선수까지 출전할 수 있는 걸 감안하면 외국인선수도 모두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해석한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 시범경기는 KBO 등록선수는 모두 출전할 수 있다.

이날 롯데도 SK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에 에이스 브룩스 레일리를 내세운 뒤 또 다른 외국인투수 파커 마켈을 구원 투입하려고 하다 취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 역시 외국인타자 앤디 번즈를 5번타자로 선발 출전시킨 상황이었다.

해프닝으로 일단락됐다. 다만, 시범경기 스케줄이 예전보다 1주일 줄어들었다. 그리고 시범경기 목적이 승패보다 많은 선수의 컨디션을 점검하면서 정규시즌을 구상하는 무대인 걸 감안할 때 시범경기만큼은 외국인선수 3명 동시 출전을 허용해도 되지 않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구단들과 KBO가 향후 논의해볼 필요가 있는 부분이다.

[헥터(위), 헥터(오른쪽)와 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