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골밑에서 전쟁이 벌어졌다. 동부가 우세했다. 그러나 승자는 모비스였다.
19일 울산 동천체육관. 모비스와 동부는 외곽보다 골밑이 강한 팀이다.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용할 수 있지만, 그래서 고민이기도 하다. 외곽공격이 너무 뒷받침되지 않기 때문이다. 내, 외곽의 부조화가 심각한 수준이다.
동부는 18일 전자랜드를 꺾고 5연패서 탈출했다. 의미 있는 승리였다. 최근 동부는 윤호영의 시즌 아웃 이후 김창모, 이지운, 서민수를 고루 기용, 내, 외곽 공격의 조화를 꾀하고 있다. 내, 외곽 수비력이 좋은 윤호영이 빠지면서 수비조직력은 약화됐다. 그러나 공격의 다양성은 오히려 좋아진 느낌이 있다. 김창모, 이지운이 3점포를 갖췄다.
이런 상황서 6강 경쟁상대 전자랜드를 꺾으면서 6강 플레이오프행 안정권에 들었다. 자연스럽게 모비스전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인천~울산으로 이어진 원정 2연전. 체력적으로 결코 쉽지 않았다. 그러나 김영만 감독은 김주성을 3쿼터까지 아끼면서 백업 포워드들을 고루 기용하며 버텨냈다.
동부는 로드 벤슨과 웬델 맥키네스를 앞세워 전반 막판 주도권을 잡았다. 경기 전 김 감독은 "시즌 초반 모습이 나왔다"라고 했다. 특유의 묵직함이 살아났다는 뜻. 다만, 모비스도 최근 허버트 힐을 영입하면서 다시 높이를 보강했다.
모비스는 힐~이종현~함지훈으로 이어지는 골밑 삼각편대를 구성했다. 유재학 감독은 "힐과 종현이가 서로 체력을 안배하면서 뛸 것이다. 지역방어를 쓸 때를 제외하고는 거의 같이 뛰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힐과 이종현이 같이 뛰면 팀이 너무 느려지기 때문이다. 상대의 빠른 트랜지션에 대처할 방법이 없어진다. 유 감독은 "밀러와 함지훈은 힐과 종현이보다 더 느리다"라고 했다. 이들이 유기성을 찾지 못하면서 외곽 공격도 뻑뻑한 게 모비스 현실이다. 결정적으로 전준범이 종아리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모비스 외곽공격을 책임질 선수가 없다. 팀 내에서 스크린을 받고 돌아나와서 공을 잡자마자 슛을 던질 수 있는 선수가 전준범 뿐이라는 게 유 감독 설명이다.
유 감독은 2~3쿼터에 힐과 이종현을 동시에 기용했다. 동부가 트랜지션이 빠르지는 않기 때문. 힐은 중거리슛 감각은 좋지 않았지만, 수비에서 벤슨의 슛을 두 차례 블록해냈다. 그러나 함지훈과 이종현의 득점 가담이 저조했다. 연계플레이가 매끄럽지 않았다.
그 사이 동부는 벤슨의 폭발적인 활약을 앞세워 스코어를 벌렸다. 3쿼터 막판이었다. 허웅과의 2대2, 포스트업 공격 등 루트도 다양했다. 모비스는 시간이 흐를수록 벤슨 봉쇄가 버거웠다. 힐은 파워, 이종현은 스피드와 노련미에서 벤슨을 당해내지 못했다. 그리고 김 감독은 4쿼터에 김주성을 투입, 굳히기를 시도했다.
그러나 김주성은 별 다른 활약을 하지 못했다. 그 사이 모비스의 저력도 대단했다. 양동근과 네이트 밀러의 빠른 트랜지션이 돋보였다. 이종현과 함지훈이 벤슨을 상대로 엔드라인을 내주고 돌파 후 돌아서지 못하게 하면서 턴오버도 유발했다. 모비스 특유의 수비조직력이 드러난 순간이었다.
동부는 4쿼터에 이런 식으로 턴오버만 7개를 범했다. 모비스가 단 하나의 턴오버도 하지 않는 사이 자멸했다. 높이 이점을 전혀 활용하지 못하고 무너졌다. 그 사이 모비스는 양동근과 네이트 밀러를 앞세워 연이어 속공, 얼리오펜스 득점을 만들며 승부를 뒤집었다. 경기종료 1분8초전 10점차까지 스코어를 벌리며 승부를 갈랐다.
모비스는 여전히 세트오펜스서 내, 외곽 조화가 숙제다. 힐, 이종현의 체력이 완전하지 않고, 밀러, 함지훈과의 연계플레이도 다듬어야 한다. 다만 수비조직력은 살아있다. 동부에 골밑에서 밀리면서 3쿼터 중반 끌려다녔으나 수비부터 다잡았다. 결국 빠른 트랜지션을 앞세워 4쿼터에 대반전했다. 81-73 승리. 정규시즌 4위를 확정했디.
동부는 역시 턴오버가 문제다. 패배할 때 턴오버가 거론되지 않는 경기가 드물다.
[모비스-동부전.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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