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중국 창사 김종국 기자]"2년전 동아시안컵에선 이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중국과의 월드컵 최종예선 원정경기를 치르는 축구대표팀이 철통경호를 받고 있다.
한국은 오는 23일 오후(한국시각) 중국 창사 허룽스타디움에서 중국을 상대로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6차전 원정경기를 치른다. 대표팀은 20일 허난시민운동장에서 첫 현지 훈련을 소화하며 중국전을 대비했다.
한국과 중국의 월드컵 최종예선 경기를 앞두고 최근 중국내에선 사드 배치 문제로 인한 반한 감정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 주목받았다. 사드 배치는 양국간의 민감한 문제지만 창사 현지에선 반한 감정이 드러나는 모습을 찾기 힘들다. 또한 중국 현지 공안은 대표팀 선수단에게 철통 보안과 함께 숙소에서 훈련장 이동시 기대 이상의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당초 대표팀은 중국전이 열리는 허룽스타디움 보조구장에서 훈련을 진행할 것을 요청했지만 중국축구협회측은 이를 거부하는 대신 숙소에서 15km 남짓 떨어진 허난시민운동장을 훈련장으로 제공했다. 축구협회는 허룽스타디움 보조구장을 훈련장으로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 중국대표팀과의 훈련시간이 겹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반면 중국 공안은 대표팀이 훈련장으로 이동할 때 적지 않은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인구가 700만명인 창사는 규모가 비슷한 다른 대도시들와 마찬가지로 심각한 교통체증을 드러낸다. 반면 대표팀은 퇴근시간이 겹쳐진 시간에 숙소와 훈련장을 오가는 동안 교통체증을 겪지 않았다. 중국 공안 차량이 대표팀 차량 전후로 에스코트를 하며 보호했고 규모가 큰 사거리에선 미리 대기하고 있던 공안들이 교통신호를 조작해 대표팀 버스단이 막힘없이 시내를 통과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비어있는 편도 3차선 이상의 창사 시내 대로를 공안차량과 대표팀 버스만 질주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
축구대표팀은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당시 도로를 통제한 중국 공안의 도움을 받은 적이 있었다. 올림픽대표팀은 중국 텐진 공항 입성 이후 카메룬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르는 친황다오까지 차량으로 이동해야 했고 중국 공안은 대표팀이 이동하는 동안 고속도로와 중간 휴게소를 모두 통제하며 선수단의 안전에 힘썼다. 올림픽팀 선수단은 차량이 없는 고속도로를 질주하며 편안하게 친황다오에 입성할 수 있었다. 베이징올림픽 기간 당시에는 중국 소수민족의 테러 가능성이 높았고 세계적인 스포츠 이벤트에 참가하는 선수단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 중국의 국가적인 지원이 있었다. 반면 이번 중국과의 월드컵 최종예선 경기를 앞두고 축구협회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측에 안전문제에 대해 요청했고 중국 공안은 베이징올림픽 당시 선보였던 수준의 경호를 제공했다.
대표팀은 지난 2015년 중국 무안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당시에도 공안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훈련장과 경기장을 이동했지만 대표팀 관계자는 "2년전 동아시안컵 당시 경호 수준은 이정도까지는 아니었다"고 전했다. 지난해 이란에서 열린 월드컵 최종예선 경기에서도 대표팀 선수단 버스는 현지 경찰의 경호를 받으며 이동했지만 테헤란 시내의 교통체증을 그대로 겪으며 훈련장 이동까지 1시간 가량의 시간을 소비했고 선수단은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었다.
중국 창사의 공안은 선수단 이동 뿐만 아니라 숙소 경호에도 힘쓰고 있다. 대표팀 숙소에도 승합차 3대가 수시로 대기하며 선수단을 경호하고 있다. 또한 한국선수단이 사용하고 있는 층에는 별도의 사복을 착용한 공안이 상주하고 있다. 대표팀 훈련장에도 30여명이 넘는 공안과 경호 인력이 선수단을 보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드 배치 문제로 인한 반한 감정을 창사에선 느끼기 어렵지만 현지 공안은 한국팬들의 안전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중국 원정 경기에 맞춰 창사에 도착하는 붉은악마는 경기를 관전한 후 중국 공안이 경계 근무를 하고 있는 창사 시내의 호텔을 숙소로 사용할 예정이다. 한국과 중국의 월드컵 최종예선 경기 전후로 예상치 못한 반한 감정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공안의 경계속에 훈련하는 대표팀(위) 대표팀 버스를 에스코트하는 공안 차량(아래). 사진 = 김종국 기자,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종국 기자 calci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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