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제부터는 선수들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삼성생명은 잘 싸웠다. 우리은행에 챔피언결정전 3연패로 무너졌다. 그러나 쉽게 무너진 경기는 2차전 정도였다. 2차전도 3쿼터에 2-3 지역방어로 고전하기 전까지는 대등한 승부를 했다. 위성우 감독조차 "삼성생명에 경의를 표한다. 역시 임근배 감독은 대단하신 분"이라고 치켜세웠다.
삼성생명은 올 시즌 4년만에 봄 농구를 했다. 많이 좋아졌다. 강계리 박하나 고아라 배혜윤 엘리사 토마스로 이어지는 베스트5에 허윤자 김한별 최희진 보조 외국선수로 이어지는 백업 멤버 시스템을 완벽히 구축했다. 두 시즌을 통해 수비조직력과 팀 오펜스를 다잡았다.
우리은행과의 챔피언결정전 선전 요인이었다. 강력한 스위치디펜스로 우리은행 외곽을 틀어막았다. 그리고 박하나, 토마스, 배혜윤을 중심으로 날카로운 연계플레이를 선보였다. 특히 개인능력이 좋은 토마스를 중심으로 구축한 빠른 트랜지션은 매우 날카로웠다. 우리은행이 주특기 존 프레스 트랩 디펜스를 챔피언결정전서 거의 사용하지 못한 이유다. 토마스 없이 4쿼터에 승부를 뒤집은 것도 개개인에게 의존하지 않는 삼성생명의 저력이 발휘된 사례다.
끝내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2차전에는 2-3 지역방어에 슈터들이 침묵하면서 무너졌다. 3차전 막판 7점차까지 리드했으나 리바운드와 수비 응집력이 떨어지면서 무너졌다. 석연 찮은 두 차례 심판판정(3쿼터 막판 모니크 커리 공격리바운드 과정에서의 엘리사 토마스 5반칙 퇴장, 4쿼터 종료 5.4초전 박하나가 박혜진 슛을 블록하는 과정에서의 파울)이 겹치면서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그래도 삼성생명은 올 시즌 4년만에 봄 농구를 치르면서 개개인과 조직의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우리은행 대항마로서 가능성도 보여줬다. 그러나 여기서 만족하면 2인자에 머무른다. 삼성생명은 다시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
일단 박하나, 배혜윤, 고아라 등 주축선수 대부분 FA로 풀린다. 이들을 붙잡지 못하면 삼성생명의 다음 시즌을 장담할 수는 없다. 에이스 엘리사 토마스와의 재계약 여부도 중요하다. 이들을 붙잡고 그 이후에 조직력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임근배 감독은 "이제부터는 선수들의 의지가 중요하다. 개개인이 부족했던 부분을 메워야 한다"라고 했다. 지난 두 시즌 동안 많이 보완했지만,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있다. 그는 "선수들 의지의 문제다. 챔프전 이후 운 선수들도 있었는데 울고 끝나면 안 된다. 그걸 코트에 실력으로 쏟아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임 감독은 근본적으로 선수들이 마인드를 좀 더 뜯어고쳐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는 "꼭 우리팀이 아니라 여자농구에는 아직도 자신이 제일 잘 한다고 생각하는 선수들이 있다. 남들 앞에서는 부족하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마인드로는 발전할 수가 없다"라고 일갈했다.
임 감독은 박혜진을 예로 들었다. 그는 올 시즌을 기점으로 WKBL을 대표하는 무결점 특급가드로 자리매김했다. 이젠 약점이 없다. 예전에는 2대2 전개능력과 패싱능력이 조금 부족했지만, 이젠 그마저도 지웠다. 항상 기량발전에 배고파했고, 매 시즌 자신의 기술을 발전시켜왔다.
임 감독은 "혜진이는 MVP를 받고도 항상 부족하다고 말한다. 제일 잘 하는 선수가 그렇게 말한다. 우리 선수들도 그런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실제 박혜진은 챔피언결정전 직후 "아직도 1대1 기술이 부족하다"라고 말했다.
임 감독 말은 삼성생명 선수들이 무조건 박혜진을 따라가라는 게 아니라 박혜진의 마인드를 본받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마인드부터 바꾸고, 기술을 연마해야 팀이 강해질 수 있다. 삼성생명이 진정한 우리은행 대항마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과제다.
[삼성생명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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