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올 시즌 이정현, 오세근, 양희종 등 KGC의 호화 라인업은 그 어느 때보다 빛났다. 그리고 그 뒤에는 이들의 체력 부담을 덜어준 식스맨들이 있었다.
안양 KGC인삼공사가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 21일 매직넘버를 1로 줄인 KGC는 22일 2위 오리온이 KCC에 패하면서 남은 2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2016-2017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정상에 올랐다.
KGC의 베스트 라인업은 10개 구단 중 단연 빛난다. 이정현, 오세근, 양희종 등 국가대표 토종 선수들과 검증된 효자 외인 데이비드 사이먼, 미운오리에서 백조로 변신한 키퍼 사익스까지 5명의 구성이 탄탄하다. 사실상 내-외곽에서 모두 빈틈이 보이지 않는 조합이다.
그러나 주전 위주로만 전 경기를 치를 순 없다. 특히 체력 소모가 많은 농구에서는 식스맨의 뒷받침이 필수적이다. 단기전과 달리 정규리그 우승은 전통적으로 선수층이 두터운 팀이 차지하는 경우가 많았다.
KGC 김승기 감독도 올 시즌 대권 도전을 위해 전성현, 문성곤, 김민욱, 한희원 등 백업 자원들에게 많은 기대를 걸었다. 김 감독은 “승부처에서는 주전들이 해준다 해도 식스맨들이 제 역할을 못하면 절대 우승은 불가능하다. 식스맨들의 과감한 플레이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정규리그 우승의 필수 요건으로 이들의 활약을 꼽았다.
김 감독은 시즌 중반까지 이정현, 오세근 등을 스타팅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이들의 자리는 전성현, 문성곤 등이 차지했다. 주전들의 체력 안배와 식스맨들의 경험 축적을 동시에 잡으려는 의도였다. 주전들의 몸이 늦게 올라와 경기 적응에 애를 먹는 단점도 발생했지만 김 감독은 시즌을 장기적으로 내다보고 이 같은 결단을 내렸다.
김 감독의 믿음 아래 이들은 성장했다. 슛에 특화된 전성현, 농구 센스와 수비력이 좋은 문성곤, 높이에 강점이 있는 김민욱 등 각자의 기량을 짧은 시간에 쏟아내며 주전들을 쉬게 했다. 프로 2년 차 문성곤은 시즌 도중 양희종의 부상 공백을 메웠고 전성현은 3점슛으로, 김민욱은 인사이드에서 각각 힘을 보탰다.
정규리그 2경기가 남은 상황에서 문성곤은 51경기 평균 15분 16초, 전성현은 48경기 10분 15초, 김민욱은 46경기 7분 40초를 소화했다. 겉으로 보기엔 미약한 숫자들이지만 이들의 적은 출장 시간이 합쳐져 결국 이정현, 오세근, 양희종 등의 국가대표급 라인업이 더욱 화려하게 빛날 수 있었다.
[(왼쪽부터) 문성곤-전성현-김민욱.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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