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들어가야 할 때만 들어간다."
KGC인삼공사의 창단 첫 정규시즌 우승. KGC의 필살기 트랩 디펜스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현대 농구에서 트랩 디펜스를 사용하지 않는 구단은 없다. 다만, KGC는 트랩의 빈도가 다른 구단들보다 높고, 훨씬 공격적으로 구사한다.
앞선에서부터 드리블러를 과감하게 압박하면서, 트랩을 설치한 하프라인이나 사이드라인 부근으로 몰아간 뒤 다른 수비수가 압박하는 조직력이 상당히 좋다. 농구관계자들은 "KGC 트랩은 다른 팀들보다 위협적"이라고 했다.
김승기 감독은 "세근이나 희종이, 정현이 등의 트랩 이해도가 굉장히 좋다"라고 했다. 이어 "나는 선수 시절부터 수비할 때 적극적으로 공을 빼앗는 걸 좋아했다. 감독이 된 이후에도 마찬가지다. 앞으로도 트랩을 계속 사용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 시즌 KGC는 지나치게 트랩을 들어가면서 부작용도 만만치 않게 드러났다. 체력소모가 심했고, 시즌 막판 경기력 기복이 커지는 원인이 됐다. 트랩을 시도할 때 나머지 수비수들의 로테이션과 움직임이 정확하지 않으면 오히려 오픈찬스를 쉽게 내줄 수 있다.
김 감독은 "지난 시즌에는 계속 들어갔다면, 올 시즌에는 들어가야 할 때만 들어간다. 예를 들어 드리블 능력이 떨어지는 선수에게 트랩을 더 시도했다"라고 털어놨다. 체력을 조절하면서, 트랩 타이밍과 방향을 조정, 지속적으로 위력을 유지했다. 이정현은 "감독님이 잘 조절해주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라고 했다.
키퍼 사익스의 경우 시즌 초반에는 지역방어나 트랩 등 팀 디펜스 이해도가 떨어졌다. 때문에 시즌 초반 KGC 팀 디펜스는 단순한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사익스가 시즌 중반 팀 디펜스 이해도를 높이면서 트랩 디펜스의 완성도도 더욱 끌어올렸다.
그 결과 올 시즌 KGC의 트랩은 더욱 정교해지고 강력해졌다는 평가다. 트랩으로 턴오버를 유발한 뒤 속공을 성공하면서 경기 흐름을 장악했다. 대신 구단은 선수들의 체력보충을 위해 모기업에서 만든 홍삼을 충분히 제공하는 등 든든하게 뒷받침했다는 게 김 감독 말이다. 결국 트랩 디펜스가 KGC의 창단 첫 정규시즌 우승의 든든한 무기가 됐다.
KGC는 4강 플레이오프서도 트랩을 사용한다. 수비력이 좋은 가드 강병현이 조커로 가세하는 호재도 있다. 다른 팀들이 KGC의 트랩을 극복하려면, 그리고 KGC를 무너뜨리려면 정교한 패스게임이 필수적이다.
[KGC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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