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오리온은 힘을 뺐다. KGC인삼공사가 싱겁게 우승을 확정했다.
22일 고양체육관. 오리온 출전선수명단에 낯선 이름들이 보였다. 올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는 박석환을 비롯해 성건주, 성재준, 조의태 등이 오랜만에 출전했다. 대신 19일 SK전서 발목을 조금 다친 이승현과 무릎 부상으로 장기 결장 중인 김동욱, 무릎에 물이 찬 문태종이 출전선수명단에서 제외됐다.
최근 출전시간이 짧지 않았던 베테랑 전정규와 신인 김진유도 출전선수명단에서 빠졌다. 에이스 애런 헤인즈는 출전선수명단에 포함됐으나 실제로 경기에 나서지는 않았다. 결국 주축 5~6명이 이런저런 이유로 결장했다.
이유가 있다. 오리온은 19일 SK전 승리로 4강 플레이오프 직행을 확정했다. 더구나 선두 KGC가 21일 LG에 승리하면서 정규시즌 우승 매직넘버 1개를 남겨놓았다. 2경기 차로 벌어진 상황서 오리온으로선 굳이 무리할 이유가 없었다.
물론 추일승 감독은 "승현이나 태종이는 다음경기에 상황을 봐서 출전시킬 예정"이라고 했다. 정규시즌 우승을 포기했다는 뉘앙스는 풍기지 않았다. 그러나 정규시즌 우승과 준우승은 똑같이 4강 플레이오프부터 치른다. 현 KBL 순위시스템에서 큰 차이는 없다.
오리온은 초반 정재홍, 최진수, 허일영, 장재석을 앞세워 효율적인 패스게임을 전개했다. 그러나 2쿼터에 오데리언 바셋마저 제외하면서 서서히 스코어가 벌어졌다. KCC는 안드레 에밋과 아이라 클라크, 송교창의 속공을 앞세워 쭉쭉 달아났다. 오리온은 순간적으로 응집력이 떨어지면서 턴오버가 잦았다. 수비핵심 이승현이 빠지면서 수비조직력이 무너졌다. 국내선수들이 클라크와 에밋의 골밑 공격을 막아내지 못했다.
3쿼터 중반부터 사실상 내용이 큰 의미가 없었다. 오리온은 바셋을 다시 출전시켰지만, 사실상 D리그 멤버가 섞인 1.5군이었다. 두 팀 모두 작전타임도 많이 부르지 않았다. KCC는 근소한 리드를 경기 막판까지 이어가면서 6연패를 끊었다.
오리온이 힘을 빼고 경기에 임하면서 KGC는 숙소에서 조용히 우승을 확정했다. KGC는 창단 후 처음으로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KGC는 내심 24일 홈 팬들이 보는 앞에서 SK를 이기면서 우승을 확정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김이 빠졌다.
오리온의 선택은 이해가 된다. 장기레이스를 치르면서 핵심 선수들의 피로가 누적됐다. 더구나 올 시즌에는 부상자가 많았다. 오리온 백업멤버들은 홈 팬들 앞에서 최선을 다했다. 4쿼터에는 외국선수를 기용하지 않았지만, 최진수, 장재석, 허일영 등 나머지 간판선수들이 모두 경기에 나섰다. 다만, 이승현이나 헤인즈, 문태종 등 간판스타들을 보고 싶어한 고양 팬들은 실망했을 수 있다.
한편, 최하위 KCC는 이날 승리로 9위 kt에 1경기 차로 추격했다. 만약 26일 최종전서 전자랜드를 이기고 kt가 최종전서 KGC에 지면 극적으로 순위가 뒤집힌다. KCC로선 탈꼴찌 희망이 생겼다.
[오리온-KCC전 장면. 사진 = 고양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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