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장은상 기자] 올 시즌 V리그 여자부 돌풍을 이끌었던 이른바 ‘서남원 매직’이 플레이오프 무대서 멈춰 섰다.
KGC인삼공사는 22일 화성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6-2017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 3차전 IBK기업은행과의 맞대결에서 세트 스코어 1-3으로 패했다. 플레이오프 전적 1승 2패를 기록한 인삼공사는 이날 패배로 올 시즌 봄 배구 행진을 마쳤다.
탈락의 쓴 맛을 삼켰지만 인삼공사의 올 시즌 약진은 그 어떤 팀보다 눈부셨다. ‘꼴찌 후보’라는 오명을 쓴 채 시즌을 시작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완전히 달랐다. 디펜딩 챔피언 현대건설을 밀어내고 봄 배구 막차에 탑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7승 23패(승점 22점)를 기록해 최하위로 지난 시즌을 마쳤던 인삼공사는 올 시즌 3라운드에 일찌감치 7승을 돌파했다. 특급 외국인선수 알레나의 맹포가 팀 공격을 이끌었고, 여기에 토종 공격수 최수빈의 활약이 더해졌다. 수비에서는 베테랑 리베로 김해란이 팀 중심을 잡았다.
끈끈한 공수 조화에 긍정적인 조건이 한 가지 더 붙었다. 특유의 부드러운 지도력으로 선수들을 하나로 묶은 서남원 감독의 ‘매직’이었다.
‘덕장’ 서남원 감독은 시즌 중 중요한 순간마다 선수단 ‘멘탈 관리’에 직접 나섰다. 연패 중에도 조급함은 없었다. 항상 선수들에게 ‘편안함’을 강조했다.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보다 선수들이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게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에 집중했다.
서 감독은 플레이오프 진출 여부가 결정 될 수 있었던 지난 7일 흥국생명전을 앞두고 솔직한 심정을 고백했다.
그는 “왜 이기고 싶지 않겠나. 속으로는 너무 이기고 싶다. 그러나 선수들에게 부담을 줄 수는 없다. 내가 그런 모습을 보이면 오히려 선수들이 부담을 느낄 것이다”라고 말했다.
팀의 시즌 운명이 갈리는 순간에도 서 감독은 선수들을 먼저 생각했다. 성적 향상을 위한 단순 강경책은 없었다. 그 만큼 서 감독은 선수들을 믿었다. 좋은 리듬을 유지하며 제 몫을 해주길 기다렸다. 이른바 믿음의 ‘매직’이었다.
올 시즌을 마친 인삼공사는 이제 새로운 시즌을 위해 다시 한 번 도약을 준비한다. 정규시즌 꼴찌에서 봄 배구 진출 팀으로 탈바꿈한 ‘서남원 군단’의 행진은 과연 새 시즌에는 어떤 모습을 보일까.
[서남원 감독. 사진 = 화성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장은상 기자 silverup@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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