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 배우는 그에게 딱 맞는 캐릭터가 있다. 그 캐릭터에 자신을 투영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골드’의 케니 웰스가 그랬다. 극중에서 케니 웰스는 금을 찾기 위해 인생을 거는 인물이다. 그는 돈이 아니라 금이 중요했다. 금은 인생의 모든 것이었다. 매튜 맥커너히에게도 연기는 인생의 모든 것이다.
케니 웰스(매튜 맥커너히)는 할아버지, 아버지로부터 금광사업을 물려 받았지만, 지금은 쪽박 신세다. 빚더미에 올라앉아 전전긍긍하다가 문득 수년 전에 ‘불의 고리’ 이론으로 세간의 관심을 모은 지질학자 마이크(에드가 라미레즈)를 떠올린다. 마이크와 함께 인도네시아 정글에 들어간 그는 고생 끝에 170억 달러 규모의 금을 발견한다. 일확천금의 꿈을 달성한 그에게 예기치 않은 시련이 찾아온다.
‘트래픽’으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한 스티븐 개건 감독은 ‘시리아나’ 이후 10여년간 메가폰을 잡지 못했다. 그는 1990년대 세계 최대의 사기극으로 알려진 금광개발 실화를 바탕으로 한 ‘골드’ 시나리오를 보고 마음을 빼앗겼다. 그는 매튜 맥커너히와 의기투합해 ‘골드’를 만들었다.
‘골드’는 스티븐 개건 감독과 매튜 맥커너히가 케니 웰스의 꿈, 도전, 실패, 재기의 이야기에 매료돼 선택한 작품이다. 이들은 케니 웰스의 삶을 통해 꿈을 향한 순수한 동경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를 보여준다.
케니 웰스의 굴곡진 인생을 빠른 전개로 담아내 흥미를 유발하고, 마지막에는 반전으로 놀라움을 선사하는 이 영화는 사기극 보다는 한 인물의 투지와 집념의 스토리에 포커스를 맞춘다.
스티븐 개건 감독은 정글에서 말라리아에 걸려 죽다 살아나고, 거대자본의 농간에 금광을 빼앗기는 위기의 연속을 긴장감 넘치게 펼쳐낸다.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매튜 맥커너히는 케니 웰스로 변신하기 위해 21kg의 살을 찌우고, 삭발을 감행하는 열의를 보였다. “탐광자란 거기에 금이 있다고 진실되게 믿는 사람이다”라고 말하는 대목에선 마치 꿈을 꾸듯 연기한다. 매튜 맥커너히의 연기는 금메달감이다.
케니 웰스는 팔에 ‘발 없는 새’ 문신을 새겼다. 지상에 앉을 수 없는 발 없는 새처럼, 그도 꿈을 이루기 전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극 마지막에 그는 하늘을 날아가는 새를 말없이 바라본다. 그의 마음 속에는 언제나 새 한 마리가 푸른 창고를 자유롭게 날아다닐 것이다.
[사진 제공 = 제이앤씨미디어그룹]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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