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김진성 기자] "또 한번 박아버려야죠."
한화 최진행은 2016년 5월 7일을 잊지 못한다. 우익수 수비를 하고 있었다. 타구를 잡기 위해 펜스 쪽으로 다가갔다. 그는 "그 전에 수비 실수가 있었다. '이건 내가 무조건 잡는다'라는 마음이었다"라고 털어놨다.
의욕은 좋았다. 그러나 부상을 피하지 못했다. 펜스에 왼쪽 어깨를 강하게 부딪혔다. 왼쪽 어깨뼈 골절. 최진행은 그렇게 2016시즌을 마감했다. 한화로선 한 방을 갖춘 최진행의 이탈이 너무나도 뼈 아팠다.
최진행은 "곧바로 펜스에 어깨를 부딪힌 게 아니었다. 뛰다가 다리가 걸려서 넘어지면서 펜스에 부딪혔다. 펜스는 푹신했다. 내가 여유가 없었다"라고 회상했다. 타구를 정상적으로 따라가기만 했다면 자연스럽게 펜스에 몸을 부딪히면서 다치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넘어지면서 중심을 잃었고, 더욱 강하게 부딪혔다. 최진행에겐 불운이었다.
깁스를 했다. 자연 치유를 택했다. 최진행은 "수술하기는 싫었다. 핀으로 고정시키려면 살을 째고 박아야 했다"라고 했다. 절대적인 안정이 필요했다. 그는 "뼈가 틀어져서 붙으면 다시 교정해야 된다고 하더라. 잘 때도 똑바로 누워서 잤다. 왼쪽으로 돌아 눕지도 못했다"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도 "인대를 다치지 않고 뼈만 다쳐서 다행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이후에도 곧바로 타격이나 수비를 할 수 없었다. 올 시즌 1군 스프링캠프에도 합류하지 못했다. 종아리 통증까지 겹쳐 고생했다. 최진행은 "고치 2군 캠프에서 이곳 저곳 아팠다. 지금은 괜찮다. 서산에서 연습경기에도 나섰다"라고 했다.
최근 한화는 유독 야수 부상자가 많다. 한화 관계자에 따르면, 이용규, 정근우, 김경언은 개막 엔트리 포함이 쉽지 않다. 한 방 능력을 갖췄고, 중심타선에 배치될 수 있는 최진행의 존재감은 남다르다. 한화로선 최진행의 정상 경기력 회복이 절실하다.
최진행은 "2군에서 훈련했지만, 아무래도 1군과 분위기가 다르다"라고 했다. 김성근 감독은 최진행이 회복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곧바로 시범경기에 내보냈다. 23일 대전 KIA전서 7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2루타와 볼넷 한 개를 기록했다. 첫 경기치고 괜찮았다. 본래 수비력이 최상급은 아니다. 그래도 별 다른 문제는 없었다. 최진행은 "타격, 송구 모두 문제 없다. 중요한 건 타격감 회복이다. 실전을 치르면서 찾아가야 한다"라고 했다.
펜스 트라우마는 없다. 최진행은 "의식하지 않겠다. 오히려 '또 한번 박아버려야지'라는 마음으로 뛸 것이다"라고 했다. 정신무장은 완벽하다. 시범경기 잔여 3경기서 최대한 실전 감각을 회복하면 된다.
[최진행.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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