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김진성 기자] "조심하라고 했어."
한화 김성근 감독은 23일 대전 KIA전서 5회초가 끝나자마자 마운드에 올라갔다. 구심에게 잠깐 마운드를 방문해도 되느냐고 물었고, 구심과 함께 마운드에 올라갔다. 김 감독과 구심이 마운드를 체크하는 사이, 5회말에 투구할 KIA 양현종이 연습투구를 하기 위해 마운드에 올라왔다.
결국 공수교대시간에 감독과 상대팀 투수가 함께 마운드에 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이때 김 감독이 양현종에게 한~두 마디 툭 던졌다고 한다. 김 감독은 24일 대전 KIA전을 앞두고 "조심하라고 했어. 1~2발 앞에 나가서 던지라고 했지"라고 털어놨다.
김 감독이 양현종을 만나기 위해, 혹은 양현종의 투구리듬을 방해하기 위해 마운드에 올라간 건 아니었다. 그는 "덕아웃에서 보니까 투수들이 이만한(주먹 크기) 흙을 덜어내더라. 무슨 일인가 싶어 올라갔다"라고 털어놨다.
최근 한화는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마운드 높이가 KBO 규정보다 높다는 KBO 실측 결과를 통보 받았다. KBO는 대전에서 시범경기가 없었던 21~22일에 걸쳐 마운드 보수공사를 실시했고, 흙도 새로 깔았다.
문제는 마운드를 깎고 흙도 새로 깔면서 투수들이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실제 투수들의 스파이크가 푹푹 들어갔다는 게 김 감독 설명이다. 그는 "우리도 저쪽도 그러다 다치면 어쩌나. 양현종은 몸 값이 얼마인데"라고 안타까워했다.
결국 KBO 행정을 성토했다. 김 감독은 "왜 그런 걸(마운드 보수) 마음대로 결정하는지 모르겠다. 미리 현장에 물어봐야 하는 것 아닌가. 마운드를 깎으면 자리 잡히는데 시간이 걸린다. 투수들이 다칠 수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다음주에 미디어데이를 하지 않나. 그때 해도 되는데 왜 마음대로 했는지 모르겠다"라고 덧붙였다.
실제 23일 한화, KIA 투수들이 투구 내내 스파이크로 다시 땅을 다지는 등 어수선했다.
[김성근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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