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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떳떳한 감독이 되고 싶다."
26일 고양체육관. 오리온과 LG의 정규시즌 최종전. 오리온 추일승 감독은 괴로워했다. 22일 KCC전 불성실 경기 논란에 할 말이 많은 듯했다. 그러나 추 감독은 말을 아꼈다. 그는 "더 이상 논란이 되는 걸 원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추 감독은 발목이 아픈 이승현, 무릎에 물이 찬 문태종을 또 다시 출전명단에서 제외했다. 기자가 추 감독에게 "그러다 KBL이 또 다시 최선의 경기, 최상의 선수 기용을 하지 않았다며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어차피 '최선' 혹은 '최상'은 명확한 기준이 없다. KBL이 해석하기 나름이다.
추 감독은 의연했다. "징계를 또 주면 받겠다"라면서도 "선수들에게 떳떳한 감독이 되고 싶다. 그렇다고 몸이 아픈 태종이나 승현이를 내보낼 수는 없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추 감독은 두 사람과 어깨 부상으로 장기 결장 중인 김동욱을 제외하고 애런 헤인즈, 김진유, 전정규 등을 정상적으로 기용했다.
KCC전과 LG전의 본질은 같았다. 오리온은 두 경기 모두 최선을 다했다. 단지 KCC전에 출전한 선수들이 주로 D리그서 뛴 선수들일 뿐이었다. (이 부분을 불성실 경기로 평가했다면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는 게 오리온 입장이다)
오리온은 초반부터 특유의 효율적인 연계플레이로 주도권을 잡았다. 오데리언 바셋이 선발 출전했다. 허일영, 장재석, 최진수 등과 함께 질 좋은 플레이를 생산했다. 1쿼터 중반 투입된 애런 헤인즈의 슛 감각은 시즌 중반에 비해 많이 올라왔다. 연이어 좋은 슛 감각을 뽐냈다.
수비도 강력했다. 마치 WKBL 통합 5연패를 차지한 우리은행의 존 디펜스 트랩 프레스를 보는 듯했다. 간헐적으로 트랩을 시도했고, 계속 맨투맨 프레스를 실시하지도 않았다. LG는 오리온의 조직적인 압박에 당황했다. 잇따라 턴오버를 범하며 흐름을 내줬다. 전반전 내내 그런 흐름이었다.
오리온은 허일영의 버저비터로 전반전을 기분 좋게 마쳤다. 그러나 3쿼터 흐름은 LG에 있었다. LG는 2-3 지역방어를 비교적 오래 사용했다. 오리온의 패스게임이 순간적으로 둔화됐다. 공격에선 좋은 패스게임에 의한 안정환의 3점포가 폭발했다. 제임스 메이스도 경기 내내 국내선수들과 협력플레이를 많이 선보였다. 다만, 고비마다 실책이 나오면서 쉽게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결국 오리온이 승리를 따냈다. 메이스에겐 철저히 도움수비를 시도했고, 리바운드 응집력도 좋았다. LG 지역방어를 마지막까지 확실하게 깨지 못했으나 LG도 추격에 어려움을 겪었다. LG는 조성민이 어깨 부상으로 빠진 게 컸다.
한편, 추 감독은 경기 막판 성재준, 이승규, 조의태 등 D리그 멤버들을 잇따라 내보냈다. 이들은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로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성재준은 트랩에 참여해 스틸과 속공 득점도 올렸다. 하지만, KBL은 또 다시 긴급 재정위원회를 개최할지도 모른다.
[오리온 선수들.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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