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롯데가 외국인 투수 마켈의 임의탈퇴를 전화위복으로 만들 수 있을까.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26일 외국인 투수 파커 마켈을 한국야구위원회에 임의탈퇴 공시 신청했다”고 27일 밝혔다. 마켈은 시즌 개막에 앞서 시범경기 1경기만을 소화한 채 이대로 한국을 떠나게 됐다.
마켈은 지난해 12월 롯데가 총액 52만5000달러(약 5억8000만원)를 들여 영입한 외인 투수다. 2010년 템파베이 레이스에 입단했고, 마이너리그서 통산 34승 26패 평균자책점 3.99를 기록했다. 다만, 아메리카 대륙을 떠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마켈은 일본 오키나와 훈련 때부터 수면제를 복용할 정도로 시차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부산으로 이동해서도 시차 적응 및 수면 장애는 계속됐다. 마켈은 당초 15일 SK와의 시범경기서 선발 등판할 예정이었으나 수면 장애로 인해 휴식을 가졌다. 롯데 조원우 감독은 당시 “마켈이 잠을 하나도 못 잔다. 수면에 대해 고충이 있는 것 같다”라며 “일본 전지훈련을 통해 시차 적응이 된 줄 알았는데 한국과 일본은 또 다른 모양인 거 같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마켈은 우여곡절 끝에 지난 18일 사직 LG전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3이닝을 소화하며 3피안타(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투심 패스트볼의 구속은 150km까지 나왔으나 변화구 제구가 정교하지 못했다. 결국 계속된 적응 실패에 가정사까지 겹치며 마켈은 구단에 직접 계약 해제 의사를 요청했다.
롯데 관계자는 27일 마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수면장애, 시차적응에 개인적인 가정사까지 겹치며 어려움을 겪었다. 가정사는 선수와의 협의 하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며 “최근 임의탈퇴에 대한 이이기가 계속해서 나왔었다”라고 구체적인 내막을 밝혔다.
사실 마켈은 적응 여부를 떠나 지난 오키나와 캠프 때부터 구위 및 변화구 제구에 물음표를 남겼었다. 연습경기 성적도 2경기 3이닝 4안타 5실점으로 좋지 못했다. 조 감독도 “마켈이 시범경기 때 적응력과 컨디션을 끌어 올리는 게 관건이다”라고 연습경기 투구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마켈은 이제 떠났다. 확실한 에이스가 없는 상황에서 롯데는 대체 외인으로 반전을 이뤄낼 기회를 잡았다. 롯데 관계자는 “주기적으로 외인 리스트를 갱신하고 있다. 현재 마켈의 대체 선수를 빠르게 협의 중이다. 시즌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최대한 빨리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마켈의 임의탈퇴가 롯데 마운드의 전화위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파커 마켈.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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