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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이처럼 눈부신 신예의 전방위 활약이 또 어디 있을까.
신예 오승훈의 눈부신 활약이 놀라울 정도로 한꺼번에 펼쳐졌다. 600대1 경쟁률을 뚫고 연극 ‘렛미인’ 주연으로 덜컥 발탁돼 연극 무대에 데뷔하더니 첫 드라마 데뷔작이었던 SBS 월화드라마 ‘피고인’에서는 석이 역할로 드라마 끝까지 존재감을 빛냈다.
동시에 케이블채널 tvN ‘버저비터’에서 농구 실력을 뽐내는가 하면 연극 ‘나쁜 자석’으로 소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오승훈의 무대는 한정돼 있지 않았다. 연극 무대에 이어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전방위 활약을 펼쳤다. 준비된 자였기에 기회를 잡을 수 있었고, 그만한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한 활약이었다.
아직 첫 발걸음을 뗐을 뿐이지만 그는 스스로 여유를 찾았다. 긴장이 풀렸다기보다 자신을 한층 더 편하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했다. 영리한 배우이기에 가능한 성장이다.
“‘피고인’ 종영 후 마음속으로는 너무 많이 아쉽고 공허해졌지만 그래도 행복했다”고 운을 뗀 오승훈은 벅찬 표정을 지었다. “분량도 늘고 ‘피고인’을 하면서 내가 할게 더 생겼다는 게 좋았다”며 만족스러워 했다.
데뷔작이라 확실히 남달랐다. ‘현장에서 배우는 게 많을 것’이라는 선배들의 이야기가 딱 맞았다. “현장에서 뭐든 배우려고 했다”고 밝힌 오승훈은 “선배님들의 태도나 연기를 대하는 자세, 열정을 지켜보며 많이 배웠다”고 고백했다.
지성, 엄기준 등 선배들의 열연은 보는 것만으로도 공부가 됐다. 오승훈은 “처음엔 정신적으로 압박이 되기도 했지만 현장에서 선배들의 자세나 인물과 상황을 대하는 자세만 봐도 정말 배울 게 많았다”며 “처음에는 ‘질문을 해도 될까?’ 고민도 됐다. 귀찮게 하는 게 될까봐 고민도 많이 됐는데 흔쾌히 알려주셨다. 혼자 끙끙 앓고 있으면서 연기 못하는 것보다 여쭤보고 같이 하는 걸 더 좋아하셨던 것 같다. 어느 순간 질문을 하다 보니 편해졌다”고 털어놨다.
“지성 선배님은 본인의 연기만 하는 게 아니라 후배들이 어떻게 하는지 다 봐주세요. 어깨조차 안 나오는 컷일 때도 상대의 감정을 위해 카메라 뒤에서 최선을 다해 연기해주셨죠. 심지어 울기도 하시고요. 작품과 인물, 연기에 대한 순수한 열정이 정말 저로 하여금 벅차게 만들었어요. ‘내가 진짜 열심히 하는 게 아니었구나’ 정말 많이 배웠죠. 지성 선배님은 하나부터 열까지 디테일하게 다 가르쳐주는 스타일이셨어요. 배우로서의 자세와 습관 등 모든걸 알려주셨죠. 엄기준 선배님은 딱 포인트를 잡아주셨어요. 테크닉적으로 알려주셨어요.”
선배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으며 드라마에 적응한 오승훈에게 소속사 선배인 지성은 특히 남다르다. 대학교 때까지 농구선수였던 오승훈에게 지성은 고등학생 시절 잠깐이나마 연기에 흥미를 불러 일으켰던 배우다. 지성 주연작 ‘뉴하트’를 보고 연기에 관심을 가졌던 그가 훗날 지성과 호흡할 거라는 것을 누가 알았으랴.
오승훈은 “연기가 재밌을 것 같다고 느낀 것이 정말 ‘뉴하트’를 봤을 때다. 당시 고등학교 1학년이었고 농구선수를 하고 있었는데 그 드라마를 보며 배우라는 직업이 재밌을 거란 생각을 하며 잠깐이나마 의학 용어도 외워봤다”며 “당시 지성 선배님을 봤는데 남자가 너무 맑고 예쁘더라. 진짜 ‘너무 좋다’, ‘예쁘다’ 이런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지성 선배님의 연기에 대한 순수한 태도가 묻어난 것 같아요. 선배님도 더더욱 순수하셨을 때였을 것 같거든요. 물론 작심삼일로 끝나고 농구를 계속 하긴 했지만 이후 연기자로 진로를 바꿀 때 그 때 생각이 났고, 연기를 처음 하게 됐죠. 지성 선배님이 제겐 연기를 시작한 동기 중 하나인 거예요. 그 눈을 바라보고 연기를 하는데 정말 감회가 새로웠어요. 너무 떨렸죠. 심지어 지성 선배님과의 첫 장면이 서로 눈만 보면서 대치하는 상황이었어요. 정말 제 눈이 뚫려서 뒤로 나갈 것 같았어요.(웃음) 진짜 강렬하시더라고요. ‘지성은 지성이구나’ 싶었죠.”
존경하는 선배들과 함께 호흡하는 것도 영광인데 캐릭터까지 살아났다. 처음엔 이름도 없었던 그저 최민호(엄기준) 조력자였던 그에게 김석이라는 이름도 생겼고, 이야기를 흔드는 반전의 키까지 잡게 됐다.
“처음에는 이름도 없었는데 이야기가 흘러가다 보니 하는 일이 많아져 4회쯤에 이름이 생겼다”며 “사실 처음엔 내 얼굴이 너무 킬러로 보이지 않아 힘들었는데 눈빛이나 시선 처리, 목소리 등에 신경 쓰며 노력했다. 귀찮으셨을지 모르지만 작가님께 전화를 자주 드렸다. 킬러지만 자꾸 실패하는 석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하며 혼란스러웠고, 작가님께 계속 물어보며 석이를 이해해 갔다”고 설명했다.
오승훈은 극중 석이에게 최민호는 자신을 거둬준 아버지 같은 존재라고 설명했다. 최민호와 석이의 이야기가 구체적으로 나오진 않았지만 오승훈 나름대로의 해석과 작가의 조언을 통해 그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갔다.
액션신도 힘들었다. 현장에서 갑자기 생긴 액션신으로 인해 혼란스러웠지만 연습을 거듭했다. 이 때도 지성의 도움이 컸다. 새벽에 슈트 하나 입고 촬영하던 중에도 지성은 오승훈에게 모든 것을 알려주려 했다. “현장에 와서 공부하려고 하지 말아라. 다 준비 해와야 한다. 너는 준비가 돼있어도, 과하게 돼있어도 부족하다”는 뼈있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사실 순간 삐치긴 했어요. 20초 정도?(웃음) 바로 풀렸죠. 현장에 올 때 준비를 하고 하고 또 하고 와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땅에 묻히는 장면을 또 찍었는데 정말 춥고 힘들었어요. 무섭기도 했고요. 저한텐 굴욕적인 장면이기도 했죠. 하지만 어쨌든 그게 드라마상에서는 사이다였잖아요. 그래서 뿌듯했어요.”
tvN ‘버저비터’도 평생 잊을 수 없는 프로그램이 됐다. “사실 농구선수로 10여년을 꿈꾼 사람이라 그만 둔 후에 너무 큰 미련이 남아 있었는데 ‘버저비터’를 통해 농구선수로 겪을 수 있는 일들을 경험해서 감회가 새로웠다”며 “농구를 관둔 게 농구 인생에 헛되지 않았다는 걸 배웠다”고 했다.
‘렛미인’에 이어 오른 연극 무대 ‘나쁜 자석’도 그의 연기 열정을 더욱 불타 오르게 한다. 그는 “‘나쁜자석’은 너무 매력적이었고, 고든 역 역시 많이 배울 수 있을 것 같아 욕심이 났다”고 운을 뗐다.
“‘나쁜 자석’을 하면서 생각도 못했던 디테일을 배울 수 있어요. 제가 연기하는 고든은 지독하게 고독한 인물이라 마음이 아파요. 더 슬프고요. 일부러 아홉 살 때 더 아홉 살처럼 그 마음을 표현하려 해요. 그래서인지 관객 분들이 제 고든은 조금 더 예쁜 아이인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어요. 인기요? ‘나쁜 자석’ 하면서 ‘렛미인’ 때보다 훨씬 많아졌죠.(웃음) 연극은 계속 하고 싶어요. 오래 오래 순수한 마음을 갖고 연극은 물론 드라마, 영화 다 하고 싶어요. 좋은 선배, 좋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배우 오승훈. 사진 = 송일섭기자 andlyu@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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