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그라운드에서 망아지처럼 뛰놀아라.”
kt 위즈 김진욱 감독은 지난해 10월 취임식부터 이른바 ‘신나는 야구’를 강조했다. 이러한 김 감독의 지도 아래 kt 선수단은 비시즌 기간 부담 없이 야구를 즐겼고, 그 결과 연습경기 8승 1무 4패 상승세에 이어 창단 첫 시범경기 우승(7승 1무 3패)을 이뤄냈다. 지난해에도 시범경기 준우승을 기록한 kt지만 올해는 그 때와 느낌이 사뭇 다르다.
▲kt에 이식된 ‘김진욱표 소통의 야구’
김 감독은 소통에 능한 지도자로 유명하다. 분당중앙고, 구리인창고, 두산 사령탑 시절 모두 특유의 소통을 바탕으로 좋은 성과를 냈다. kt에 와서도 김 감독은 소통을 강조했다. 마무리캠프를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으로 정했고, 스프링캠프서는 훈련량보다 훈련 방식의 변화를 통해 공감을 이끌어냈다. 선수들은 일제히 “분위기가 자율적으로 바뀌었다. 이제는 스스로 무엇을 해야하는지 안다”라고 달라진 자신들의 모습을 신기해했다.
김 감독은 지난 넥센과의 시범경기 라인업 구성을 코치에게 일임하는 파격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선수들과 가장 가까이서 훈련을 진행한 코치들도 라인업을 짤 필요가 있다. 내 의견과 코치들의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이라는 게 김 감독의 설명. kt는 창단 이래 가장 원활한 소통을 통해 2017시즌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얌전했던 고참들도 달라졌다
어린 선수들이 많은 kt는 베테랑의 역할이 그 어느 팀보다 중요하다. 주장 박경수를 포함해 이대형, 유한준, 이진영 등 고참 선수들이 중심을 잡아야 어린 선수들의 이상적인 성장이 이뤄진다. 김 감독은 취임식 때부터 팀 내 고참 선수들의 변화를 요구했다. 단순히 솔선수범을 넘어 더그아웃의 분위기를 이끌어주길 원했다.
비시즌 김 감독의 의도를 파악한 고참들은 더그아웃에서 그 누구보다 목소리를 크게 내려 노력했다. 삼진을 당하고 더그아웃에 들어오더라도 아낌없는 격려를 보냈다. 김 감독은 시범경기 상승세에 대해 “고참들의 역할이 크게 작용하면서 팀이 잘 돌아가고 있다. 원래 얌전한 스타일이던 베테랑들이 경기 중간 후배들과의 많은 접촉을 통해 정보를 공유한다”라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한층 성장한 젊은 선수들…완벽한 신구조화에 도전
팀이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한 배경은 모두 만들어졌다. 이제는 시범경기서 보여준 가능성을 정규시즌서 그대로 이어가면 된다. 올 시즌부터 외인 보유 이점이 사라지는 가운데 kt는 돈 로치-라이언 피어밴드-주권-정대현-고영표 순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꾸린다. 필승 계투진에는 장시환-엄상백-조무근-김재윤이 포진한다. 로치의 빠른 리그 적응과 주권, 고영표, 엄상백, 김재윤 등 젊은 선수들의 기복 없는 플레이가 요구된다.
수비에선 故 앤디 마르테가 맡았던 3루 공백 메우기가 관건이다. 심우준, 정현 등이 주전으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김 감독은 비시즌 외야수 김사연에게도 3루 글러브를 쥐어주며 핫코너에 대한 대비를 했다. 타격에서는 심우준, 김동욱, 하준호 등이 맹타를 휘두르며 2017시즌의 돌풍을 예고했다. kt는 젊은 선수들의 활약에 힘입어 시범경기 팀 타율 1위(0.293)에 올랐다.
감독도 달라졌고, 분위기도 완전히 달라진 kt다. 시범경기 성적과 선수단 전체에 퍼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탈꼴찌에 대한 희망을 더욱 크게 만들고 있다. 김 감독 특유의 소통의 야구가 kt의 야구를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모아진다.
[kt 선수들(첫 번째), kt 김진욱 감독(두 번째), (왼쪽부터)주권-엄상백-심우준(세 번째). 사진 = 마이데일리 DB, kt 위즈 제공]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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