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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배우 진구가 영화 '원라인'에서 전설의 사기꾼 장 과장으로 변신했다. 스스로 "싱크로율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고 평할 만큼 캐릭터를 흡수했다. 언제나 여유가 넘치고 신사적인 실제 이미지를 버무려 자신만의 사기꾼 역할을 만들어냈다.
"장 과장을 연기하면서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었어요. 오히려 '이렇게 편해도 되나'라는 생각에 내가 샛길로 가고 있는 건 아닌지 하는 두려움이 생길 정도였죠. 그럴 때 양경모 감독님께서 바른 길로 가고 있다고 독려해주셨어요. 그래서 전 그냥 감독님 믿고 걸어갔습니다."
진구는 양준모 감독에 대한 깊은 신뢰와 애정을 드러냈다. 장 과장이 기존 범죄오락물 속 사기꾼과 차별화를 꿰할 수 있었던 것은 감독과의 합이 좋았기 때문이라는 것.
"저는 원래 연기를 할 때 전형적이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에요. 평소 왜 꼭 슬픔을 눈물로, 기쁨을 웃음으로만 표현해야 하는 것인지 의문을 갖고 다른 감정 표현을 시도하려고 해요. 감독님께도 그런 연기를 하고 싶다고 얘기한 적이 있었고요. 감독님 역시 저한테 원한 게 전형적이지 않은 캐릭터였죠. 정말 아무런 부담도 안 주셨고 저도 대본도 안 읽고 갔어요. 그럼에도 첫 테이크 만에 늘 OK 사인을 내셨어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을 눈빛만 봐도 이해하고 서로 합이 무척 잘 맞았습니다."
특히 진구는 "양준모 감독님에게 취향 저격당했다"라며 "'원라인' 출연진 개개인마다 각기 다른 디렉션을 주셨다. 14명의 배우가 있다면 디렉션도 14개였다. 입봉작이신데 벌써 그걸 하시더라. 나는 방목형이었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방목형 연기 스타일은 아니었다. 시행착오를 되풀이한 끝에 자신만의 스타일을 터득한 것.
"과거엔 캐릭터에 몰입한답시고 저를 혹사시켰어요. 세상과 소통을 끊고 혼자 골방에 갇혀 지냈죠. 지금 생각해 보면 참 멍청했어요. 그런다고 답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 왜 그래야 했는지 모르겠어요. 혼자서 해보려고 하니까 결국 매번 오답만 냈죠. 답이 아니라는 생각에 스스로 실망감도 생기더라고요. 대본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건 감독님이나 작가님인데, 함께 숙제하고 공부했으면 훨씬 쉬었을 것을 말이에요. 이젠 빈 노트를 들고 가서 함께 만들어나가요. 전 정말 메소드 연기는 맞지 않는 것 같아요. 하하."
골방에서 벗어난 뒤 새삼 팀워크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덕분에 진구의 현장은 늘 분위기가 유쾌하다. 자신의 것을 챙기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더 나아가 큰 그림을 볼 줄 아는 배우다.
"내 일터는 재밌어야 해요. 그래서 제가 나오는 촬영날은 스태프들이 신나해요. 깊은 감정신이라고 하더라도 저는 오히려 현장 분위기가 좋아야 연기도 잘 나오더라고요. 조용히 하라고 무게를 잡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해요. 그동안 제가 출연했던 작품의 모든 감독님들이 저의 연기 스승이었고 후배들한테도 많이 배우고 있어요."
[사진 = NEW]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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