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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지난해 드라마 '태양의 후예'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진구. 하지만 그는 "이제 거품이 빠졌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서상사 거품은 확실히 빠졌는데 그 나름대로 좋습니다. 조바심이요? 전혀 없어요. 큰 선물을 받았잖아요. 칭찬에도 종류가 있는데 저는 배우로서 최고의 칭찬 세 가지를 다 들어본 사람이에요. '연기 잘한다', '인간성 좋다', '미남이다' 모두 다 들어본 사람은 몇 없을 거예요. 데뷔 때 이후 14년 만에 한 번 더 인기를 누려서 이제는 다 누린 것 같고 앞으로 기다려지는 것도 없어요. 지금처럼 천천히 꾸준히 살다보면 또 생길 수도 있지만 없어도 충분히 행복하게 잘 살고 있어요. 작지만 항상 좋아하는 선물들을 받으면서요."
진구가 이토록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초연한 태도를 보일 수 있는 건 뼈아픈 무명시절을 겪었기 때문. 지난 2003년 드라마 '올인'에서 배우 이병헌 아역으로 화려하게 데뷔한 바 있다. 하지만 종영 이후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며 극명한 온도차를 겪었다.
"돌이켜보면 대중에게 잊히는 게 당연했죠. 2주밖에 없었던 인기였어요. '올인' 다음부터는 줄줄이 모든 오디션 낙방하고 이 바닥이 무서운 곳이라는 걸 새삼 깨달았어요. 2주간 인기 이후 2년 반 동안 겪은 무명시절은 정말 저한테 큰 힘이 된 시기였어요. 만약에 그 시절이 없었더라면 저는 지금 더럽게 연기를 못 했을 거예요(웃음). 그때는 진짜 다들 날 사랑하는 줄 알고 살았어요. 근데 아니더라고요, 나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고요."
마음의 여유가 생기면서 후배들에겐 아낌없이 베푸는 선배가 됐다. 산전수전 다 겪은 경험을 살려 후배들의 힘을 북돋워 주는 인간 비타민 역할을 자처했다.
"선물은 받는 사람도 좋지만 주는 사람도 행복하잖아요. 덕분에 하루하루가 알차요. 제가 인기 스타는 아니지만 둘 다 겪어본 사람으로서 조언해주고 그러면서 저도 후배들에게 힘을 얻고요. 해주고 싶은 말은 '일단 살라'는 것이에요. 그리고 삶 속에서 편안함을 느껴야 해요. 모든 오디션에서 떨어지는 게 익숙해지고 편해져야 해요. 사람이 무거워질수록 연기도 잘 안 되거든요."
어느덧 15년차 배우가 된 진구. 끝으로 이에 대한 소회를 전했다.
"15년 동안 활동하면서 깨달은 것은 제가 욕심을 낸다고 해서 가질 수 없는 건 가질 수 없다는 것이에요. 뜻밖의 바라지 않던 선물이 생기기도 하는데 정말 감사하죠. 주어진 것에 만족하고 살고 싶고 그렇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제가 없으면 안 될 것 같은 사람들 때문에 꿋꿋이 살아가려 해요. 자만하려 할 때즘에 나타나 줘서 '내가 배부른 고민 하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도록 붙잡아주는 분들이 있어요. 제 주변엔 이렇게 끔찍이 생각해주는 바보들이 많아요. 어머니부터 시작해서 화를 낼 수가 없어요. 제 맘이 흔들리려고 하는 타이밍에 나타나는데 이것도 너무 복이죠."
[사진 = NEW]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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