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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혹자는 말한다. 봄캐럴 '벚꽃엔딩' 인기가 한풀 꺾여 장범준이 다큐멘터리 영화 '다시 벚꽃'에 출연한 게 아니냐고. 그도 그럴 것이 가수 장범준은 극도로 미디어 노출을 자제해온 스타다. 버스커스커 해체 이후 솔로 앨범 역시 큰 성공을 거뒀지만 그 어느 매체에서도 좀처럼 얼굴을 보이지 않았다.
그런 장범준이 오는 6일 자신의 사생활을 담은 영화 '다시 벚꽃' 개봉을 앞두고 있다. 뮤지션의 모습뿐만 아니라 딸 조아를 둔 아빠, 누군가의 아들, 형으로서 일상까지 모두 공개했다.
출연 결정에 많은 이들이 의아함을 가졌지만 이유는 단순했다. 장범준은 3월 31일 열린 '다시 벚꽃' 언론배급 시사회에서 "유해진 PD님의 제안에 솔로 정규 2집 작업 과정을 남기고 싶어 수락했다. 사실 이렇게까지 내 일상이 공개될지는 몰랐다. 원래 내가 '이렇게 된 거 그냥 하지 뭐' 하고 넘어가는 스타일이라서 신경쓰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벚꽃엔딩'의 인기가 예년 같지 않은 점 역시 개의치 않았다. 그는 오히려 "사람이 늙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순위가 올라가는 걸 보면 그저 놀라운 마음만 있을 뿐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 가수 장범준은 네버엔딩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깊어진다. 뮤지션으로서는 한없이 깐깐하고 끊임없이 연구하고 고민을 거듭 또 거듭한다. 버스커버스커의 활동 중단 역시 음악에 대한 깊은 애정에서 나온 행보였다.
장범준은 "버스커버스커는 나한테는 너무나 큰 기회였다. 함부로 대할 수가 없어 활동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다시 벚꽃'에서 "부끄러웠다. 유명 밴드로서 멋이 없었다. 매일 출근해서 고된 삶을 보내는 직장인, 진짜 실력 있는 아티스트들에 비해 큰 부를 얻으면서 음악을 하고 있는데 그들이 봤을 때 저것밖에 못하나 하는 생각을 줄 것 같았다. 그래서 각자 하고 싶은 것을 다 해보고 다시 생각해보자는 해결책이 나온 것이었다"며 털어놓는다.
해체는 아니라는 것. 장범준은 "공식적으로 해체를 발표한 적은 없다. 지금은 다음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시기"라고 일축했다.
장범준은 "유해진 PD님께서 저를 유니크하다고 표현해주셨는데 난 정말 평범한 삶을 살아왔다. 그래서 오디션에 지원했고 운이 좋아서 잘 될 것이다. 나도 누군가를 동경하며 가수를 꿈꿔왔던 사람의 입장이었는데 내가 거꾸로 동경 받는 사람이 된 것이다. 사실 난 노래 만드는 일이 대단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 주변엔 취미로 노래를 쓰는 사람이 많았다"고 속내를 전했다.
이어 그는 "나의 부족한 실력 때문에 음악적으로 열등감도 있고 고민이 많았다"라며 "내 실력이 는다고 해서 과연 사람들이 좋아해 줄까 아니면 30대에는 아예 다른 스타일의 음악을 선보여야 하는 것인지 아직도 음악에 대한 고민이 크다"고 덧붙였다.
여전히 머릿속은 복잡하지만 장범준은 다시 음악을 일기처럼 쓰던 시절로 돌아가 자유롭게 창작 작업을 즐기고 있다.
대학 시절 캠퍼스 잔디에 앉아 낭만을 즐기던 중 '벚꽃엔딩'을 만들고, 자취방 근처 길을 지나다니다 '골목길 어귀에서'를, 갑자기 헤어지자는 여자친구의 충격 선언에 '정말로 사랑한다면'을 작곡했던 때처럼 말이다.
장범준은 "나의 음악 신조는 '음악이 즐거운 일상이 되길 바라는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근황에 대해 "요즘에는 굉장히 아무것도 안 하고 놀고 있다. 지난해 12월 공연 끝나고 지금까지 세 달 동안 휴식 중이다"라며 "일을 안 하고 있는 만큼 행복하게 보내려 한다. 그동안은 열등감에 사로잡혀 몰아붙여서 일했었다"고 얘기했다.
앞으로도 공연 위주로 관객들과 소통하며 활동한다는 입장이다. 장범준은 "원래 사람들 앞에 서면 긴장도 많이 하고 소심한 성격이다. 데뷔 전부터 셀카 찍는 것도 싫어했다. 그런데 음악을 위해서가 아니라 뭔가 유지를 위해서라면 굳이 선택을 안 할 것이다. 스스로 내 행복을 뺏어간다고 생각하는데 너무 나를 몰아붙일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사진 = 송일섭기자 andlyu@mydaily.co.kr]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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