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잠실실내체 최창환 기자] “빅터의 체력이…”라는 유도훈 감독의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커스버트 빅터가 존재감을 과시, 전자랜드에 귀중한 1승을 안겼다.
빅터는 2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성과의 2016-2017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 선발 출전, 16득점 7리바운드 2어시스트로 활약했다. 전자랜드는 빅터 포함 6명이 두 자리 득점을 올리는 등 화력을 앞세워 99-75로 승, 시리즈 전적 1승 1패를 만들었다.
수비 강화를 위해 빅터를 선발 출전시켰지만, 유도훈 감독은 걱정이 앞서는 눈치였다. “(박)찬희보다 더 큰 문제는 빅터의 체력”이라고 운을 뗀 유도훈 감독은 “3라운드까진 리카르도 라틀리프와 몸싸움이 됐는데, 5라운드부터는 안 되더라. 공격할 때도 구석에 숨어있었다”라고 덧붙였다.
빅터는 지난달 31일 열린 6강 1차전에서 3점슛 2개 포함 10득점 4리바운드 2블록을 기록했지만, 전자랜드는 빅터가 리바운드와 수비에 더 가담해주길 바랐다. “3점슛 2개를 넣었지만, 경기력이 썩 좋았던 건 아니다”라는 게 유도훈 감독의 설명.
빅터의 체력저하를 우려한 유도훈 감독은 6강 2차전서 플랜B까지 구상해둔 터였다. 빅터가 골밑에서 존재감이 떨어진다면, 외국선수가 2명 뛰는 2~3쿼터에 빅터 대신 강상재를 투입할 계획이었다.
이와 같은 용병술을 위해 수반되어야 할 것은 강상재의 파울 관리였다. “파울 트러블에 걸리지 않아야 빅터 대신 (강)상재로 버틸 수 있따”라는 게 유도훈 감독의 전제조건이었다.
결과적으로 이와 같은 선수기용은 나오지 않았다. 강상재가 1쿼터 5분여 만에 3개의 파울을 범해 벤치로 물러난 것.
하지만 빅터는 투쟁심을 뽐내며 유도훈 감독의 우려를 잠재웠다. 초반부터 터프한 몸싸움을 펼치는가 하면, 돌파도 적극적으로 시도하며 공수에 걸쳐 기여했다. 빅터는 전반에 팀 내 최다인 14득점을 올리며 전자랜드의 기선제압을 이끌었다.
빅터는 3쿼터에는 무득점에 그쳤지만, 삼성 외국선수들과 몸싸움을 꾸준히 하며 공헌했다. 김지완, 켈리의 3점슛이 불을 뿜어 빅터가 굳이 공격에 가담하지 않아도 됐다. 빅터는 이 와중에 3쿼터 막판 10점차로 달아나는 정영삼의 3점슛을 어시스트하기도 했다.
빅터의 활약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자랜드는 시즌 막판 아이반 아스카를 퇴출시키며 켈리를 재영입했다. 켈리에게 부족한 수비력은 빅터로 메울 수 있다는 계산을 내렸기 때문이다.
1차전에서 부진했던 빅터의 컨디션이 회복세를 보인 덕분에 전자랜드와 삼성의 시리즈 향방은 알 수 없게 됐다. 울산 모비스가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반대편 6강 다툼과 달리, 전자랜드와 삼성의 맞대결은 향후 더 흥미진진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커스버트 빅터.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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