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최태웅 감독과 문성민의 '브로맨스'는 해피엔딩이었다.
2016-2017시즌 챔피언결정전 왕좌에 등극한 팀은 바로 현대캐피탈. 현대캐피탈은 지난 3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벌어진 NH농협 2016-2017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대한항공을 3-1로 꺾고 3승 2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23득점을 올리고 팀의 우승을 이끈 문성민은 우승이 확정되자마자 최태웅 감독에게 달려가 사나이들의 깊은 포옹을 나눴다.
두 사람의 사이는 각별하다. 10년 이상 동고동락한 사이다. 지난 해 챔피언결정전에서 아쉽게 눈물을 흘리고 나서는 둘만의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최태웅 감독은 지난 2차전을 3-2로 이기고 기자회견장에서 눈물을 왈칵 쏟았는데 문성민에 대한 각별한 마음 때문이었다. 문성민은 1차전에서 부진했고 최태웅 감독은 "결정적일 때 약하다"는 쓴소리 아닌 쓴소리를 했다. 그게 마음에 걸렸던 것이다.
▲ 최태웅에게 문성민이란
최태웅 감독은 우승 직후에도 문성민에 애정 어린 한마디를 아끼지 않았다. 문성민이 생애 처음으로 챔피언결정전 우승 반지를 끼게 된 것에 그 누구보다 기뻐했다.
최태웅 감독은 "성민이가 이제 어떻게 해야 우승을 하는지 느꼈을 것 같다. 한 단계 올라선 것 같다. 그게 성민이에게 없었던 단 한 가지였는데 그걸 갖게 되서 기쁘다"라고 반겼다.
우승하고 떠오른 순간에도 문성민이 생각났다. 최태웅 감독은 "성민이와 긴 시간 동안 지내면서 알게 된 것은 성민이가 누군가와 대화를 해서 푸는 성격이 아니라는 것이다"라면서 "2차전에서 성민이가 공을 때리고 코트를 쳤던 장면이 떠오른다. 자신에게 화를 냈을 때 나도 속상했다"고 말하면서 또 한번 울컥할 뻔했다.
시즌 중에도 문성민이 주장으로서 자기 희생을 아끼지 않고 리더십을 보여주는 것을 두고 여러 번 칭찬했던 최태웅 감독. 마침내 우승으로 결실을 맺었기에 그 열매는 너무나 달콤하다.
▲ 문성민에게 최태웅이란
최태웅 감독은 선수 시절에도 문성민의 멘토 같은 존재였다. 문성민이 현대캐피탈에 합류할 당시 최태웅 감독은 "한국에 왔다고 해서 당연히 우승할 거란 생각하지 말라"고 부담을 지워주려 했다. 문성민은 당시를 떠올리며 "나도 시간이 지나면서 부담을 조금씩 떨쳐낸 것 같다"고 말한다.
마침내 우승을 달성한 순간, 문성민은 가장 먼저 최태웅 감독이 생각난 모양이다. 곧바로 그에게 직행해 그의 품에 안겼다.
"감독님이 내가 잘 할 때나 못 할 때나 큰 믿음을 보여주셨고 나도 믿음을 드리기 위해서 노력을 많이 했다"는 문성민은 "감독님께 죄송한 마음이 있었고 제일 고생하신 분이 감독님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달려간 것 같다"고 납득이 가는 이유를 전했다.
그렇다면 문성민에게 최태웅 감독은 어떤 존재일까. "롤모델이자 무서운 형"이라는 문성민은 "내가 안 될 때도 나를 잡아줄 수 있는, 형 같은 분이다"라고 각별함을 드러냈다.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최태웅 감독(왼쪽)의 작전 지시를 듣고 있는 문성민.(첫 번째 사진) 최태웅 감독과 문성민이 포옹을 나누고 있다.(두 번째 사진)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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