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수원 이후광 기자] kt 김진욱 감독의 눈은 정확했다.
고영표는 kt 위즈가 1군에 진입한 2015년부터 줄곧 불펜 투수로만 활약했다. 선발 등판 경험은 없었다. 그러나 새롭게 부임한 김진욱 감독은 이런 고영표에게 선발 기회를 주기로 결정했다. 동국대 시절 에이스로 활약하며 대학 정상급 투수로 군림한 그의 재능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
김 감독은 “코치들의 평가도 좋고, 본인도 선발에 대한 생각을 갖고 있다. 한 번 도전해보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고영표가 한 자리를 잡아준다면 구성이 풍부해질 수 있다”라고 신뢰를 보냈다. 고영표는 스프링캠프서 열심히 선발수업을 받았고, 연습경기서 4경기 평균자책점 1.50의 호투를 펼치며 그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시범경기도 안정적이었다. 고영표는 첫 등판이었던 3월 18일 대전 한화전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5선발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김 감독은 “사이드암 투수인데도 좌타자에 약하지 않다. 체인지업을 주 무기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또한 정교한 제구력에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라고 그를 5선발로 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3월 24일 넥센전 5이닝 1실점 투구를 끝으로 준비를 마친 고영표는 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2차전에 선발 등판했고, 김 감독의 안목은 정확했다. 디펜딩 챔피언 두산을 상대로 6이닝 5피안타(1피홈런) 6탈삼진 무사사구 1실점의 인생투를 펼친 것. 타선의 득점 지원에 첫 선발승까지 챙기는 영예를 안았다.
고영표의 이날 투구수는 90개. 경제적인 투구와 함께 정교한 제구를 뽐냈다. 스트라이크가 전체 투구수의 70% 이상을 차지했고, 사사구는 단 한 개도 없었다. 주무기인 직구(34개)와 체인지업(34개) 위주의 패턴 아래 커브(12개)와 투심(10개)을 적절히 섞으며 완급을 조절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보직 변경에 성공한 고영표의 선발 인생에 벌써부터 기대가 모아진다.
[고영표.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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